- -황교안, 핵심 당직자 7명 인사 단행
-박완수 사무총장·김명연 비서실장 등
-체제 강화·쇄신 뜻·확장 의지 읽혀
-일각선 “총선 대비 맞지 않다” 쓴소리
단식투쟁을 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투쟁천막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8일간의 단식을 마친 후 돌아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기습 인사’가 갖는 핵심 키워드는 ‘초재선·외부인사·50대’로 요약된다.
3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 등 핵심 당직자 7명을 전격 교체했다. ‘읍참마속’ 카드를 꺼내든 지 5시간 만에 이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인선까지 마친 일은 강력한 변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을 향한 잰걸음이라는 평가도 짙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일 신임 사무총장에 박완수 의원, 전략기획부총장에 송언석 의원을 임명하는 등 주요 당직자 인선을 전격 단행했다. 또 대표 비서실장에 재선의 김명연(안산단원갑) 수석대변인을, 대변인에 MBC 기자 출신인 박용찬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왼쪽부터 박완수, 송언석, 김명연, 박용찬, 성동규. [연합] |
황 대표는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에 각각 박완수·송언석 등 초선 의원을 임명했다. 대표 비서실장·전략기획본부장·인재영입위원장은 각각 김명연·주광덕·염동열 등 재선 의원을 배치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를 내정했고, 대변인에는 MBC 기자 출신인 박용찬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을 기용했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핵심 요직에 모두 초재선 의원을 앉혔다는 점이다. 내년 총선에 앞서 강력한 ‘친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비교적 선수가 낮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친황(친황교안)라인 만들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초재선 의원 상당수가 황 대표를 향해 지지 뜻을 표명한 만큼, 이를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에 대한 압박 전략도 읽힌다. 한 재선 의원은 “황 대표가 중진을 요직에서 배제한 것은 곧 이들을 언제든 물갈이 대상에 넣을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관행을 깨고 외부 인사를 영입한 점도 주목된다. 주로 현역 의원에게 여의도연구원장직을 준 것과 달리 이번에는 외부 교수를 내정한 것이다. 황 대표가 직접 성 교수를 찾아 자리를 제안했다고 한다. 또 대변인에도 현역 의원이 아닌 원외 인사를 기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원외·외부 인사에게 등용문을 넓히면서 당의 확장 의지를 보였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에 인사 발령을 받은 당직자 7명 중 박 신임 사무총장을 뺀 6명이 모두 50대란 점도 주목되는 사안이다. 직전 체제는 물론 한국당의 의원 평균 연령(60.1세)보다 젊은 구성이다. 보다 젊은 정당으로 꾸려가겠다는 뜻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
당 일각에선 황 대표의 이번 인사를 놓고 우려도 표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 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의 지역구가 모두 영남권이라는 데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수도권 민심의 향배가 중요한 총선에 앞서 적합하지 않은 기용이란 의견이다. 당 관계자는 “수도권 민심이 전국 선거 흐름을 좌우한다”며 “영남권의 분위기에 맞춰 총선 준비를 할까봐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쇄신이 아닌 쇄악”이라며 “김세연 의원을 쳐내고 친박 친정체제를 만들었다. 이러다가 당 망하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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