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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전자에서 재현될 '지분교환의 마법'
뉴스종합| 2019-12-04 09:39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대덕전자가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향후 최대주주의 사업회사 지분과 투자회사의 신주를 교환해 현금 없이 지분율을 높이는 '지분교환의 마법'이 재현될 전망이다.

최근 대덕전자는 투자회사인 ㈜대덕(존속법인)과 사업회사인 대덕전자(신설법인)로 인적분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덕이 자회사 관리 및 신규사업 투자에 집중하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게 회사 측이 밝힌 이유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 0.367 대 신설법인 0.633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이라는 배경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적분할로 대덕전자와 계열사의 지배구조는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기존에는 대덕전자가 해외법인 지분 100%와 와이솔 지분 31.66%를 가지는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인적분할로 해외법인은 대덕전자 아래로 가는 반면 와이솔은 ㈜대덕과 대덕전자가 각각 11.60%와 20.06%의 지분을 갖게 된다. 또한 기존 자사주 15.12%의 의결권이 회복되면서 대덕전자에 대한 ㈜대덕의 지분으로 전환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대주주 김영재 대표이사의 지분이 12.98%(특수관계인 포함 13.07%)로 낮은 게 인적분할의 원인 중 하나"라며 지배력 강화가 이번 인적분할의 주요 목적임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인적분할로 대덕전자에만 지분 13.07%를 갖고 있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대덕과 대덕전자 모두에 동일한 지분을 갖게 됐다.

그동안 김 대표가 낮은 지배력으로 고민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PCB 제조업체인 대덕GDS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의 대덕전자 보유지분은 8.11%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 4월 부친 김정식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현재 지분율까지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또 증여세를 현물납부할 경우 지분율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일부 지분은 김 회장이 회사에 무상출연하고 회사는 이를 임직원에게 지급해 실질적 지배력을 높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지배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최대주주가 보유할 신설법인 지분을 투자회사 ㈜대덕에 출연하면서 대신 ㈜대덕의 신주를 배정받는 '지분교환의 마법'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효성그룹을 비롯해 다수의 대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2배 이상 끌어올린 바로 그 방법이다.

이 경우 ㈜대덕은 대덕전자 지분 28.19%를 갖게 된다. 최대주주가 갖게 될 ㈜대덕의 최종 지분율은 분할 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의 주가흐름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보다 2배 이상이 될 전망이다. 분할 과정에서 영업자산이 사업회사로 넘어가는 만큼 투자 심리가 사업회사로 쏠리기 때문이다.

사업회사의 시총이 투자회사 대비 높아지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회사 1주를 현물출자하면서 받을 투자회사의 신주의 비율이 높아진다. 유증 과정에서 대거 발생할 소액주주의 실권주도 매입해 지배력을 극대할 수도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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