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글로벌 車산업 성장시대 끝…기술전쟁 더 불붙는다
뉴스종합| 2019-12-09 09:38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조립공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내년에도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완성차 업체별 공급 구조조정과 전동화의 가속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술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는(VDA·Verband Der Automobilindustrie)는 최근 외신을 통해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한 801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했던 2009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2020년 예상 판매량은 올해 전망치보다 1% 이상 감소한 7890만대다. 중국과 미국의 판매 감소가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전통적인 브랜드의 점유율 상승에도 수요와 판매량은 3년 연속 둔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버나드 마테스(Bernhard Mattes) VDA 회장은 “2020년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제약들로 역풍에 직면해 있다”며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의 자동차 시장 둔화는 양적 성장시대의 끝을 의미한다.

실제 오토모티브뉴스(autonews)가 집계한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3분기까지 약 1277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지난 2016년 정점을 찍은 수요가 계속 감소한 영향이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같은 기간 중국에선 8.8% 줄어든 1477만대가 판매됐다. 공급 초과에 가동률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자국 브랜드의 성장으로 산업 구조 개편 가능성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내연기관의 위축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을 친환경 미래차로 돌리게 하고 있다. 내년부터 환경규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는 데다 실적 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장기 생존전략은 제조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으로의 사업구조 전환”이라며 “가동률이나 양적 성장보다 적정 CAPA 운영과 제품 믹스 개선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과 서비스 확대가 경쟁력의 화두로 떠올랐다.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2025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 사업구조의 전환 노력을 강조한 이유다. 자동차만 만들어선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현대차가 6년 동안 투입하는 비용은 61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10조에 달한다. 경쟁력 강화에 41조1000억원, 미래사업 역량 확보에 20조원을 투입한다. 앱티브(Aptiv) 등 조인트벤처를 통한 자율주행 연구에도 2조50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다.

경쟁사들의 보폭도 커지고 있다. 오는 2025년 전 세계에서 3500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팔릴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점유율을 가져가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향후 10년간 전기차 모델을 70종으로 늘리고 22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친환경차 판매 목표를 2025년 전체 판매 대수의 50% 수준인 550만대로 늘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부가가치의 부품이 많이 소요되고,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라이더 센서부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산업을 주도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쌍용차 평택항 부두에서 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쌍용차 제공]

and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