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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60년만에 동남아 정상…‘박항서 매직’ 계속된다
엔터테인먼트| 2019-12-11 11:37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1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SEA) 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박항서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로이터]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이 10일(이하 한국시간) 필리핀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3-0 승리를 따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박항서호 감독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60년 만에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첫 금메달이란 선물을 안긴 것이다.

베트남 축구는 지난 2017년 박항서 감독이 성인대표팀과 U-23 대표팀의 지휘봉을 함께 잡은 이후 환골탈태했다. 박항서호가 출전하는 대회마다 베트남 축구의 역사가 바뀌고 있다. 박 감독이 처음으로 지휘했던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은 대회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는 4강에 오르며 베트남 축구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이번 결승전에서 ‘박항서 매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베트남 전역에서 거리응원을 펼치던 베트남 축구 팬들이 벌떡 일어나며 환호성을 질렀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이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에 대해 “6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 한을 풀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베트남 축구 팬들이 행복할 수 있게 돼 기뻤다”며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들과 함께 나눴다.

선수 보호를 위해 퇴장을 감수하며 보여준 그의 ‘아빠 리더십’은 유교 문화권인 베트남 국민정서를 감동시키며 찬사를 받았다.

3-0으로 앞선 후반 30분쯤 승부의 추가 이미 기울었을 때 박항서 감독은 주심에 강력한 항의과 함께 언쟁을 벌였다. 인도네시아 공격수들의 비신사적인 육탄전에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된 제스처의 성격이 강했다. 이후 박 감독은 관중석에서 소리를 치며 선수들에 지시를 내렸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와 감독직 재계약을 맺은지 한 달 만에 또 다시 ‘박항서 매직’을 선보이며 한껏 높아진 기대치에 넘치도록 부응했다. 박항서 감독 부임 전 121위였던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4위까지 치솟았다.

이제 박항서에게 남은 과제는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이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예선에서 G조 1위(승점11)를 달리고 있어 최종 예선행에 거의 다다른 상황이다. 약체 전력을 벗어난 적이 없던 베트남 축구가 월드컵 최종 예선에 오른 적은 이제까지 없었다.

박항서 감독은 이미 ‘베트남의 영웅’이다. 하지만 ‘박항서 매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민성기 기자/min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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