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안보리 소집한 美 “北도발 안돼”…중·러는 “제재 완화”
뉴스종합| 2019-12-12 09:2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북한 미사일 도발 논의를 위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유엔 제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으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지만, 이사국 간의 여전한 인식 차이만 다시 확인했다. 회의 소집을 요청한 미국은 “담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북한을 압박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오히려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대화를 위한 대북 제재 완화를 강조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도발에 대해 “핵과 미사일 시험은 북한에 안정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고 경제적 기회를 성취하게 도와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지난 1년 반 미국은 북한과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왔다”며 “북한은 우리와 함께하는, 어렵지만 담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합의를 향해 구체적인 조치를 병행적이고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됐다. 우리는 유연할 준비가 됐다”며 대화 진전에 따라 대북제재를 일정 수준 완화할 수 있음도 내비쳤다.

그러나 이날 회의가 북한의 ICBM 시험에 따른 미국의 요청으로 소집된 만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의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도 계속됐다. 크래프트 대사는 “북한은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위협을 하고 있다. 이는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은 도발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앞서 유럽연합 소속 이사국들이 지난 10일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 소집을 요청했을 때도 대화 기조 유지를 위해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ICBM 관련 도발이 이어지자 북한에 강한 메시지를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북한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이어간 미국과 달리 이날 회의에 나선 중국과 러시아는 대화 재개를 위해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완화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회의 직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최근 북한의 행동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긴장관계 해소를 위해서는 대화 기조 유지가 중요하다. 안보리는 대북제재 조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대사 역시 “지난해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었지만, 안보리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조치가 부족했다. 지금 필요한 유일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라며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사국 대부분이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는 공감했지만,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향후 북미 간 대화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잇따른 북한의 도발을 두고 “최대 압박 기조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완화 등의 조치가 이른 시일 내에 합의될 가능성은 작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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