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백화점, 지역맛집 품으니 재미 ‘쏠쏠’
뉴스종합| 2019-12-16 11:34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문을 연 ‘만석닭강정’ 팝업스토어. [롯데백화점 제공]

최근 백화점 식품 바이어들은 전국을 돌며 ‘맛집 순례’를 하는데 여념이 없다. 입소문이 난 지역 맛집을 발굴해 백화점에 유치하기 위해서다. 입점 제안을 거절하는 곳도 많지만 삼고초려 끝에 들여오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어렵게 유치시킨 맛집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매출 효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지역 맛집들이 백화점 안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입점 형태도 정식 매장에서부터 팝업스토어(임시 매장)까지 다양하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역 맛집을 가기 위해 백화점에 들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옷, 화장품, 생활용품까지 구매하는 ‘분수(噴水) 효과’를 겨냥한 것”이라며 “과거 백화점 부대시설에 불과했던 식품관은 이제 맛집 유치로 전체 매출과 집객을 좌우하는 핵심 시설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다양한 맛집 유치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이달 ‘속초 중앙시장 맛집’ 팝업스토어를 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해진 속초중앙시장 ‘만석닭강정’, 새우튀김으로 월 매출 1억을 올리는 ‘속초아저씨 새우튀김’, 강릉중앙시장의 명물 ‘팡파미유 육쪽마늘빵’ 등을 오는 29일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대표 상품으로 만석닭강정, 씨앗 새우강정, 왕새우튀김, 육쪽마늘빵 등을 판매한다. 손동식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팀장은 “속초에서 맛볼 수 있었던 다양한 맛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특히 디저트 맛집에 공을 들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하루 평균 매출 1000만원을 올리고 있는 ‘스콘ZIP’이 대표적이다. 스콘ZIP은 부산 유명 빵집인 ‘수크레돌즈’가 연 팝업스토어다. 매일 3000여개가 넘는 스콘이 팔리며, 평일 낮에도 줄을 서야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스콘ZIP 매장 한곳의 매출이 다른 매장 3~4개 매출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쫄깃한 ‘앙꼬 절편’으로 유명한 부산 ‘중문떡집’도 올해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큰 화제가 됐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지역 맛집으로 식품관을 채웠다. 올해 9월 새단장한 현대백화점 신촌점 식품관에는 그동안 서울에서 보기 힘들었던 지역 맛집들이 대거 입점했다. 100년 전통의 인천 차이나타운 중식당 ‘공화춘’은 서울 시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신촌점에 문을 열었다. 48년간 운영 중인 제주도식 밀냉면 맛집 ‘제주산방식당’, 신덕용 한식 명인의 ‘한솔냉면’, 가마솥에 죽을 끓여내는 ‘진죽공방’ 등도 입점했다.

결과적으로는 백화점과 지역식당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장이나 품질관리를 고려해 백화점 입점을 꺼렸던 맛집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백화점 입점으로 홍보 효과와 고객 확대를 실감한 맛집들이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지역 맛집들은 사업 확장을 위한 시험 무대로 백화점을 거쳐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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