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법인세 한 푼도 안낸 美기업 수두룩…‘트럼프 감세’ 논란
뉴스종합| 2019-12-17 10:03
미국 대기업 상당 수가 지난해 법인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트럼프 감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뉴욕 허드슨야드의 빌딩숲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대기업 수십 곳이 지난해 법인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감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와 CNBC방송에 따르면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조세경제정책연구원(ITEP)은 지난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분석 가능한 납세 자료가 확보된 379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익 대비 실제 세금을 납부한 실질세율은 11.3%로, 연방 법인세율(2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1984년 관련 분석을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2017년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데 따른 것으로, ITEP는 2008~2015년 이들 기업들의 실효세율은 21%였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각종 공제와 환급 등 세제 혜택도 실효세율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임원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해 과세소득을 줄이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조세피난처를 활용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도 날로 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한 연구 결과 전세계 평균 법인세율이 24%로, 1985년(49%)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전했다.

실효세율이 낮아지면서 법인세 수입은 2017년 3000억달러에서 지난해 2040억달러로 급감했다. ITEP는 법정세율대로 법인세가 걷혔다면 법인세수가 739억달러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TEP는 또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기업이 91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아마존과 스타벅스, 쉐브론, 제너럴모터스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대기업들이 두루 포함됐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해 4억47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2억4300만달러를 환급 받아 -54.4%의 실효세율을 기록했다.

WP는 공화당과 보수적인 학자들은 ‘트럼프 감세’로 투자 증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기업들이 세율 인하로 아낀 돈을 투자나 고용창출이 아닌 주식시장에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ITEP는 모든 기업에 최저 실질세율을 적용하는 등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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