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文의 소방수로 나선 정세균…국회의장 출신으로 첫 국무총리 지명
뉴스종합| 2019-12-17 14:36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 선정을 고심해온 청와대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국가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까지 지낸 정 후보자를 서열 5위인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세우며 청와대는 정권 후반기 새로운 국정동력 확보에 나섰다.

정 전 의장은 애초 이 총리의 후임으로 수차례 거론돼 왔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의장의 경우, 기업인 출신에 예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맡는 등 경제 현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지금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상황 속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청와대 역시 경제 현안에 밝은 인물들로 총리 후보군을 짜왔던 데다가 6선의 국회의장 출신으로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가능성도 커 정 전 의장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은 전북 진안 출신으로 쌍용그룹에서 17년간 일하며 상무이사 자리에까지 오른 ‘샐러리맨’ 출신이다. 이후 지난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제전문가’로 정 전 의장을 발탁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의장, 민주당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을 벗어나 서울 종로에서 재선까지 성공하며 정치력도 입증했다.

그간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정 전 의장은 “내년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실제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 전 의장 측은 최근까지도 지역 민심 살피기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전 의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며 “예전부터 총리 차출 등을 넌지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 때마다 총선에 집중하고 싶다는 답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첫 번째 카드로 고려했던 김진표 의원이 뜻하지 않게 진보 진영의 반대를 받으며 상황은 반전됐다. 친여 진영에서조차 과거 김 의원의 한미 FTA 추진 등의 행보를 문제삼으며 “총리 후보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에서도 김 의원의 총리 후보 지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청와대는 김 의원을 선택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입법부 수장으로 활동했던 정 전 의장을 행정부 2인자 역할인 국무총리로 기용한다는 점은 정치권 내에서도 논란 중이다. 그간 국회의장이 국무총리로 지명된 전례가 없는 데다가 의전 서열 등을 고려하더라도 ‘아래로 옮겨가는 모양새’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국무총리 직에서 물러나는 이 총리가 정 전 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로 출마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맞트레이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향후 인사청문회가 시작될 때 논란이 될 전망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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