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정찬민·백군기 전·현직 용인시장 판박이 홍보...또 ‘현장행정 달인’
뉴스종합| 2019-12-17 20:52

[헤럴드경제(용인)=박정규 기자] 용인시 공보관은 백군기 용인시장 현장행정이 화제를 몰고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전임 자유한국당 정찬민 용인시장도 ‘현장이 답이다’이라며 현장행정에서 답을 찾은 행정의 달인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4년여동안 배포했다. 기자들이 외울 정도였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백 시장이 현장 행정 달인이라는 보도자료가 또 나왔다. 지난해 7월 취임부터 지금까지 1년6개월간의 행적이 추적됐다. 이 행적 중 현장행정만 뽑아 만든 홍보기법이다.

용인시 공보관은 지난 9일 일양약품에서 시작해 고매IC-이케아 기흥점-기흥IC-지곡산단 등을 돌았다고 8일 뒤인 17일 밝혔다. 이케아 기흥점 개점에 앞서 100여명 주민·현장관계자 등을 만나 교통대책을 점검하고 인근 산단의 진척상황까지 확인했다고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백 시장은 작년 12월 롯데아울렛 기흥점 개점 땐 강추위 속에 4㎞를 걸으며 교통대책을 꼼꼼히 점검했다.

강추위 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은 강추위나 따뜻한 날이나 시민을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게 당연한데 말이다. 강추위 속에서 일하는 시장이 백 시장 뿐일까. 비오는 날이나 궂은날씨에도 당연히 시장은 일을 해야한다.

용인시는 백군기 시장이 취임 후 64회나 민원현장을 방문해 주민과 기업인, 학생, 장애인 등 각계각층 시민과 소통하며 시정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장행정은 지금도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매주 하루 이상은 집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주민과 소통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홍보했다. 7일중 1일을 현장에서 보낸다는 얘기다.

백 시장 현장 홍보 행보 치적은 잇따랐다. 취임식했던 지난해 7월로 홍보치적은 거슬러올라갔다.

보도자료에는 백 시장은 취임 첫날부터 태풍 대비 안전점검을 나간 데 이어 이튿날도 마성IC 접속도로 공사 현장을 찾았다. 취임 직후인 작년 8월 시내 곳곳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직접 파악하기 위해 31개 읍면동을 돌면서 주민들과 생생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산책로에 화장실 설치 요청, 신호체계 개선 요청, 게이트볼장 휴게공간 마련 요청 등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백 시장은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즉시 해결토록 지시하고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민원은 사유를 설명했다고 했다.

이번에는 면적을 부각시키는 홍보를 시도했다.

공보관은 “서울시 면적에 육박할 정도로 큰 도시를 이끌려면 엄청난 힘이 들지만 백 시장이 주1회 꼴로 현장에 나가 시민 목소리를 듣는 것은 ‘사람 중심’의 시정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갈등이나 불편을 일으키는 문제들이 모두 시민들 삶과 직결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백 시장이 이후 3개구 주민들과의 한잔데이트, 청년들과 커피타임, 용인자연휴양림에서 산책을 겸한 대화 등 다양한 형태로 시민과 격 없는 대화를 이어간 것도 그래서다”라고 했다. “시민들은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뒀던 불편과 하소연까지 다양하게 쏟아냈다. 기흥구 한잔데이트 땐 어린아이를 먼 학교로 보내는 엄마 눈물 젖은 호소가 참석자들의 콧등을 시큰하게 했다”고 알렸다.

백 시장은 이런 시민들 목소리를 꼼꼼히 메모한 뒤 시정전략회의를 주재하거나 관련 업무를 지시할 때 개선여부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 한잔데이트 당시 통학로 안전을 요구하는 신갈동 상미마을 주민들 민원에 대해 백시장은 엄동설한에 직접 학생들 이동경로를 따라 걸으며 개선책을 논의했다고 했다.

이번엔 시민 감사패 얘기다. 감사패는 정찬민 전 용인시장의 보도자료 단골메뉴였다. 정 전 시장은 감사패 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시는 “상미사거리 일대에 어린이 보호구역을 추가로 설치했다. 신정로 41번길은 오는 2021년까지 인도를 양측에 설치한다. 수지구에선 주민들 건의를 받아들여 동천동 생태터널 내 보행도로를 설치했다. 동천 파크자이 주민들은 작은 의견도 세심하게 듣고 불편을 해소해줘 고맙다는 내용의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고 했다.

교통난·난개발에서 백 시장의 현장행정이 특별했다는 점도 알렸다.

공보관은 “백 시장의 현장행정은 특히 교통난·난개발 현장에서 빛을 냈다. 취임 이후 롯데몰 수지점, 롯데아울렛 기흥점, 이케아 기흥점 등 대형 쇼핑몰이 들어섰는데 개장 전‧후 직접 현장을 찾아 교통대책을 챙겼을 정도다”고 했다.

교통대란을 목도한 1인칭 홍보기법도 녹여있다.

시는 “작년 12월 롯데아울렛 기흥점 일대 교통대란을 목도한 그는 주민들 안전을 위해 즉시 통행로를 설치하고 신호체계를 보완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대규모 시설로 꼽히는 롯데몰 수지점이나 이케아 기흥점 개점 이후 극심한 교통 혼잡이 벌어지지 않았던 것도 개장 한 달 전부터 현장을 점검하며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찾아 보완토록 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해법을 찾는 ‘일 잘하는 시장’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보도자료에는 “출퇴근 혼잡을 빚는 동백-죽전간 교차로, 보라동 한국민속촌 인근 보라교사거리 등에서도 백 시장은 직접 현장에 나가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동하도록 차로를 추가‧연장 하는 등 대안을 찾아냈다”고 했다.

반면 용인 남사면 일대 A아파트 단지는 인근 물류센터 건립으로 교통대란이 일어난다며 민원이 쏟아지면서 반발이 거세다.

정찬민 전 용인시장(왼쪽)과 백군기 용인시장(오른쪽)

시는 “최근 백 시장 현장행보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백년 먹거리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유치, 기업 육성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백 시장은 취임 1주년 전후인 지난 6월과 7월 기흥구 영덕동 흥덕U타워에서 소공인들을 만난데 이어 이동읍 기업인협의회와 미팅을 했다. 해든솔직업지원센터에서 근로장애인, 백암고에서 학생들과 릴레이 소통도 했다”고 했다.

정찬민 전 시장 보도자료에 자주 등장하는 현장 행정이 이번에도 백군기 용인시장에게도 투영됐다.

시는 “스타트업 등 소공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장애인 생산품 판로확대 방안을 함께 고민했다. 백 시장은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려면 절차나 규정을 내세우기 전에 직접 현장을 경험하고 시민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 시민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시정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찬민 전 용인시장의 ‘현장이 답’이라는 홍보기법은 백군기 용인시장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취임전부터 지금까지 현장해결사라는 치적 홍보는 최근 대법원에서 90만원 선고를 받은 백시장에게 어떤 의미일까.

백 시장은 이례적으로 대법원 선고판결이 나온날 시민 입장문도 발표했다. 재판을 ‘송사’로 표현했다. “명품도시 용인을 만드는 일에 더욱 정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엄밀히 따지면 백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했지만 유죄를 선고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인정됐다. 결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기억하고 시퍼렇게 눈을 뜨고 보고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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