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정세균 총리 지명에 여야 설전
민주당 “장관·대표 경험 등 적임자”
한국당 “거꾸로 가는 정권” 혹평
![]()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대표 주재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
여야는 청와대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로 지명한 데 대해 18일 극명히 엇갈리는 평을 내놨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입법부를 행정부 시녀로 만든 꼴”, “거꾸로 가는 정권”이라고 혹평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회복 등 국정 난맥상을 앞장서 뚫을 “최적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당 대표 주재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정 전 의장의 총리 임명은 의회주의 훼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입법부를 행정부의 시녀로 전락시켰다”고 일갈했다. 황 대표는 “직전 입법부 수장을 한 인사가 행정부로 가는 것은 큰 문제”라며 “문재인 정권은 거꾸로 가는 정권이다. 헌정사에서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장을 놓고 “격을 지켜야 한다”며 “그 길이 입법부의 존엄성을 지키고, 의회 민주주의의 신성함을 지키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어 “문 대통령은 애초 민주당 내 다른 중진 의원을 총리로 지명하고자 했다”며 “그런데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극좌세력이 굴복해 그 카드를 접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 좌파세력이 휘둘리니 무슨 추한 꼴이냐”며 “국민 자존심을 짓밟지 말고 대통령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심 원내대표도 정 전 의장을 향해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의장에서 (서열 5위인)총리직을 받은 것은 스스로 국회 권위를 짓밟은 것”이라며 “부끄럽지 않느냐. 참담하다”고 했다.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민주당은 정 전 의장의 ‘화려한 이력’을 꺼내 총리 적임자란 점을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전 의장은 장관과 당 대표, 의장을 거친 6선 중진으로 이미 리더십을 보여준 분”이라며 “특히 실물 경제에 밝고 정책 조정 능력이 뛰어나 (현 상황에서)최적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오직 나라와 문 정권의 성공을 위해 어려운 일에 나서주신 데 감사하다”며 “국회에서 총리 인준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장을 지낸 만큼, 총리직 제안을 수락하기까지 많은 고심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며 “국민을 위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결정을 하신 데 감사 말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은 정부의 정책 하나하나에 소중한 자산으로 쓰일 것”이라며 “야당에도 요청한다. 총리 인사청문회 절차에 적극 협력하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현정·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