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청문회 개시 85일 만에 이뤄진 “탄핵안 가결”…美 대선정국 요동치나
뉴스종합| 2019-12-19 14:34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탄핵하기 위한 투표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세번째로 하원의 탄핵을 받은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CNN은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청문회 개시를 발표한 지 85일 만에 이뤄진 트럼프 탄핵안 가결은 미 정가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소집, 마라톤 찬반토론에 이어 오후 8시가 넘어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등 두 가지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차례로 실시했다. 그 결과 두 안건 모두 찬성이 과반을 차지하며 가결됐다.

하원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 혐의가 명시된 탄핵 소추안 제 1조항을 찬성 230표, 반대 197표로 통과시켰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전체 하원 재적의석 431석의 과반인 216석이다. 이어 ‘의사 방해’ 혐의를 담은 2조항도 찬성 229표, 반대 198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탄핵 절차는 상원의 탄핵심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번 탄핵소추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의 이익을 해치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활용했고, 탄핵 조사 과정에서 하원의 소환 및 증언 요구를 거부하며 의도적으로 의회 활동을 방해했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은 지난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과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등 두 차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세번째 하원의 탄핵을 받은 미국 대통령이자 첫 임기 때 탄핵 심판에 직면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도 떠안게 됐다.

CNN은 “두번째 임기 동안 탄핵을 받았던 존슨, 클린턴과는 달리 트럼프는 탄핵 1년도 채 되지 않아 재선에 직면하게 됐다”며 “유권자들은 2020년 11월에 최종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표결을 앞두고 진행된 토론에서 벌어진 원내 싸움은 펠로시 의장이 지난 9월24일 탄핵 조사를 시작한 이후 비공개 선거와 위원회 청문회에서 지난 3개월 간 양측이 벌여 온 전쟁과 동일한 양상을 띄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의 하원 가결로 재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탄핵 변수로 미 대선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탄핵 여론몰이를 이어가며 정권 탈환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은 내년 초 탄핵심판에서 이를 뒤집고 재선 고지에 안착하려고 하면서 양자간 정치적 명운을 건 일전이 예고돼 있다.

이와 관련,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오찬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재판 시작 날짜를 이번 주말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의 토론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자 공화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뒤 이날 오후 미시간주 배틀크릭에서 가진 유세에서 “증오심으로 사로잡힌 민주당의 ‘정치적 자살’로,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미 상원에서는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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