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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프레지던츠컵에서 “센 무기”라 불린 임성재
뉴스종합| 2019-12-24 07:40
강혜원

2019 프레지던츠컵은 인터내셔널팀이 3일차까지 리드하며 선전했지만, 결국 미국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로 가득찬 미국팀은 역시 예상대로 강했다. 마지막날 12점의 싱글 매치에서 무려 8점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20대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은 예전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신인들답게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미국팀 선수들을 위협하며 많은 승점을 올렸다. 총 출전선수 12명 중에서 인터내셔널팀은 7명이 프레지던츠컵을 처음 출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접전 끝에 16-14로 진건 놀랄만한 성과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인터내셔널팀의 팀워크가 돋보였다. 미국팀은 뭐낙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되었지만, 그다지 서로 어울리거나 단합된 팀 모습은 볼 수 없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와 달리 인터내셔널팀은 총 9개국의 선수들이 모였지만,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유달리 뜨거웠다. 프레지던츠컵 선수 공식 호텔이 카지노가 붙어 있는 호텔이었는데, 캡틴 어니 엘스는 선수들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술도 마시지 말고, 카드게임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공을 많이 들였다.

그 중 임성재는 단연 돋보였다. 팀에서 아브라함 앤서와 함께 가장 많은 승점을 올렸고, 마지막날 싱글 매치에서 승점을 올린 유일한 두 선수 중 한명이었다. 대회에 출전하기 전부터 미국팀 선수랑 붙어서 한번 이겨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US오픈 우승자 개리 우들랜드와의 싱글매치에서 무려 4업으로 이겨 버렸다. 팀 내부에서는 임성재에게 Strong Weapon이 한국말로 뭐냐고 임성재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그래서 임성재가 “센 무기”라고 말해줬더니, 그 이후로 아담 스콧을 비롯한 팀 선수들이 임성재에게 “센 무기”라고 부르며 말을 걸어왔다고 했다.

임성재는 지금까지 골프를 치면서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도, 이렇게 긴장해본 적도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 팀을 이뤄 경기하며 너무 짜릿했다며, 환호성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팀 내에서도 많이 사랑받고, 또 선수들과도 잘 웃으며, 잘 어울려서 인기가 좋다고 했다. 선수들이 각자 일반 대회에서는 서로 경쟁자일 수 밖에 없으나, 이 대회를 통해 한 팀이 되어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 즐거워보였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팀 대항전에 비교해서 자신이 응원하는 한 선수가 우승할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가끔씩 열리는 이런 이벤트 경기가 골프의 재미를 더해주는 기분이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이 출전해 모든 매치를 소화해가며 활약을 했으니 앞으로도 더 기대가 된다.

〈KLPGA 프로·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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