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인턴 신화’ 뮐렌버그 보잉 CEO 사임…737 참사·생산중단 책임
뉴스종합| 2019-12-24 08:37
‘인턴 신화’를 이뤘던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CEO과 23일(현지시간) 공식 사임했다. 사진은 뮐렌버그 CEO가 지난 10월 737 맥스 기종 추락과 관련 미 의회에서 증언하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인턴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르며 ‘인턴 신화’를 이뤘던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CEO가 737 맥스 기종의 연쇄 추락 참사와 생산중단 결정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24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보잉은 뮐렌버그 CEO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보잉은 “규제 당국과 고객, 모든 이해 당사자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사회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캘훈 보잉 이사회 의장이 내년 1월13일부터 후임 CEO 바통을 이어받는다. 캘훈 신임 CEO의 공식 취임 때까지는 그레그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대행을 맡는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은 뮐렌버그 CEO가 ‘경질됐다’고 표현했다. 뮐렌버그 CEO는 737 맥스 연쇄 추락 사고 이후 미국 의회나 희생자 유가족 등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다만 지난 10월 초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았지만, CEO 사퇴 요구는 거부해왔었다.

로이터통신은 “뮐렌버그 CEO가 경질될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다”면서 “이같은 추측은 특히 그가 지난 10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을 때 더욱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뮐렌버그 CEO는 지난 1985년 인턴사원으로 보잉에 입사한 후 전투기 시스템과 글로벌 서비스 지원 사업부, 방위·우주·안보(BDS) 부문 수장 등을 거쳐 2015년 보잉의 최고 수장인 CEO 자리에 올랐다. 아이오와주립대와 워싱턴대에서 항공우주학을 전공했던 그는 보잉의 전임 CEO처럼 스카우트되거나 아이비리그 초일류 대학의 출신 등 배경의 후광을 등에 입은 사례가 아니라 밑바닥에서 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실력파’라는 점에서 샐러리맨의 우상이었다.

인턴 신화를 창조했던 뮐렌버그 CEO는 결국 737 맥스 기종의 연쇄 추락 참사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보잉 737 맥스 기종은 지난해 라이온에어 여객기와 올해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소프트웨어 결함 등의 원인으로 잇달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숨지는 참사가 나면서 세계 40여개국에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추락 참사 여파로 보잉의 각 항공사에 대한 737맥스 인도도 지연됐다.

보잉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으로 불리는 자동 실속(失速)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고 미 항공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 항공교통 규제기관인 연방항공청(FAA)의 스티브 딕슨 청장은 지난 11일 737 맥스 기종의 면허 갱신 처리가 2020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운항 정지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결국 보잉은 최근 737 맥스 기종의 생산을 내년 1월부터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인턴 신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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