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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시장, 다시 4000억원대 '풀썩'
라이프| 2019-12-30 10:18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2017년 4942억원으로 5000억원을 바라보며 성장세를 키워왔던 국내 미술시장이 다시 4000억원대 중반으로 주저 앉았다. 화랑들의 거래액 급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도일, 이하 예경)는 30일 '2019미술시장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2018년 기준 4482억원이라고 밝혔다. 2017년 4942억원 대비 9.3%감소한 수치다.

가장 큰 감소치를 보인 곳은 바로 화랑이다. 화랑의 작품판매금액은 2018년 1953억원으로 2017년(2447억원)대비 20.1% 줄어들었다. 작가를 발굴하고 유통시키는 첫 통로인 화랑의 작품판매금액이 2000억원 아래로 내려선 건 2013년 이래 처음이다. 특히 매출규모 10억원 이상의 화랑에서 500억원 가량 작품판매가 줄어, 대형 화랑의 부진이 컸음이 드러났다. 한 미술시장 관계자는 "예전엔 콜렉터들이 해외작가 작품을 국내화랑을 통해 구매했다면, 이제는 국내에 진출한 해외 화랑과 직거래하거나 해외 아트페어에서 바로 구매하는 등 소비 패턴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고가가 주를 이루는 해외작가 작품 거래가 줄어들자 전반적으로 거래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화랑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전반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경매시장은 15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2011년 조사이래 가장 높은 결과를 보였다. 해외개최경매 미포함 금액이다. 더불어 1억원 이상 작품 판매 비중이 경매 총 거래액의 56.9%를 차지, 비싼 작품이 많이 거래되며 경매 호황을 이끌었다. 예술경영센터 관계자는 "1억원 이상 작품거래가 이전까지는 50% 수준이었는데, 2018년 5% 넘게 커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매회사 양극화도 심해졌다. 중간매출 규모의 경매사가 사라지면서 10억원 미만과 50억원 이상의 매출 경매사만 남아있는 양상을 보였다.

아트페어는 전체 54개로 지난해 49개에서 5개가 늘었다. 작품판매금액도 2017년 638억원에서 2018년 734억원으로 15.0% 커졌다. 화랑참가형 아트페어 수는 거의 동일하나, 작가참가형 아트페어(‘14년 15개→’18년 33개)의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시장 성장을 견인했던 건축물미술작품 구입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2017년 879억원에서 2018년 1064억원으로 21.1% 성장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그간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던 복합문화공간등 40여개 전시공간이 추가돼, 유료 전시관람규모도 조사했다. 개최된 전시 2924회중 유료전시는 684회로, 유료전시관람객은 993만 3414명이며, 관람료는 약 849억 6900만원을 지불했다.

미술시장실태조사는 2009년에 처음 실시되었으며, 올해 조사는 2018년 기준으로 주요 유통영역인 화랑(460개) 경매회사(10개), 아트페어(54개)와 공공영역인 미술관(244개)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했다.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 보고서는 2020년 2월 중 조사에 응답한 유관기관과 온라인 신청자에게 배포할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누리집 자료공간(www.gokam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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