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새해를 맞는 경제단체장들의 쓴소리, 정치권 각성해야
뉴스종합| 2019-12-30 11:29

정부 생각과 달리 내년 경제가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어느 때를 막론하고 새해가 되면 재계는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면서 늘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이번에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한 분위기다. 북미갈등이 심화되는 등 새해벽두부터 한반도 긴장은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고조될 상황이다. 정치권 갈등은 연말에 이어 연초부터 격화될 것이 자명한 분위기다. 총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점까지 생각하면, 안 그래도 새해 경제가 안좋을 것으로 보는 재계 입장에선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단체장들 역시, 신년사와 신년인터뷰를 통해 새해 경제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눈물까지 보이며 정부와 정치권의 노선변화와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

박용만 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경제가 성장을 계속할지 우려되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진단하면서 “동물국회, 식물국회, 아수라장 국회라는 말까지 나오며 경제 입법이 막혀 있어 참 답답하다.”는 말까지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낡은 규제, 발목을 잡는 규제는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길을 터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경식 경총 회장 역시 정책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가면서 기업심리가 위축되니 기업활력 제고로 정책기조가 전환되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내년도 성장률 목표를 2.4%로 제시했다. 나 홀로 새해 경제를 낙관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높은 목표다. 가능할지 모르지만, 정부의 2.4% 성장 달성의 핵심은 투자활성화다. 정부도 내년 경제정책 방향 1순위로 투자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1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문제는 정작 투자의 실질적인 주체인 기업들이 새해를 우려의 목소리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 2%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올해보다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된다면 내년 2.4% 달성은 헛 구호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경제단체장들이 호소하듯,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설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시급하다. 이젠 듣기도 민망할 정도인 규제혁파도 두 번 다시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치권도 정쟁으로 날을 보낼 게 아니라, 낡은 법을 고쳐 경제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경제입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오죽 하면 이런 국회는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하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