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檢개혁’ 칼 쥐고 등판한 추미애…고강도 인사태풍 부나
뉴스종합| 2020-01-02 11:30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2일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왼쪽부터)과 강남일 차장검사,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등 검찰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서 참배를 위해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윤 총장이 작성한 방명록. [연합]

추미애(62) 신임 법무부 장관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인사가 조만간 단행될 예정이다. 검찰 안팎에서 파격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직접 수사 기능 축소나 경찰과의 관계 재설정 등 강도높은 검찰 개혁이 예상된다.

2일 문재인 대통령, 국무위원들과 함께 현충원을 참배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한 추 장관의 당면 과제는 검찰 고위직 인사다.

현재 대전고검장과 대구고검장, 광주고검장 등 고검장 3자리와 부산고검·수원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 3자리가 장기간 공석이다. 추 장관은 지난 30일 청문회에서 “검찰에 있어서는 국민의 신뢰 실추를 많이 지적한다. 회복하는 방법은 조직 재편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것인지 묻는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인사 시기나 대상, 이런 것에 대해 보고 받은 바가 없다”면서도, 검사장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28기에 대한 인사검증 동의서 및 관련 자료 제출을 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절차”라고 답했다.

“인사의 제청권은 장관에게 있고, 인사권한자는 대통령이라 언급하기 부적절하다. 검찰총장과는 협의가 아니라 의견을 듣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르면 다음주로 예상되는 검찰 인사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연수원 27~28기를 주축으로 검사장 승진이 예정된 가운데, 최근 청와대 관련 수사를 맡고 있는 지휘부가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2년의 임기가 보장되지만, 다른 검사들은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주목받는 곳은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한편, 올 4월 총선과 관련된 선거사범을 맡는 보직이다.

박찬호(54)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신봉수(49) 2차장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2차장, 특수1부장으로 함께 일했다. 조국(54) 전 장관 수사 지휘부였던 한동훈(47)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송경호(50) 서울중앙지검 3차장도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조 전 장관 수사를 놓고 “결과가 너무나 옹색하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경우 정당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도입이 확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입법이 예정된 검·경수사권 조정을 뒷받침할 실무작업도 이어갈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수처와 관련한 규칙 제정 권한이 공수처장에 있지만, 규칙을 제정하는데 있어 의견을 법무부 내지 검찰에 물어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되면 거기에 맞게 시행령이나 관련 규정 정비하는 업무가 남아있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과잉 수사나 부실수사를 통해서 국민 신뢰 실추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제도들이 오늘도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사료되고. 공수처법도 지적을 해소하는 데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법무부에서 추진 중인 검찰의 직접 수사권한 축소 방안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추 후보자는 국회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검찰에서 직접 수사하지 않는 등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고, 기소 권한과 인권보호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패스트트랙안에 올라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따르더라도 경제범죄와 선거범죄, 부패범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1차 수사권한이 검찰에 주어져 있기 때문에 향후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다.

공수처 출범과 맞물려 법무부의 감찰권 행사로 인한 검찰 조직 쇄신도 예상된다. 추 장관은 “감찰이 실효화 되지 않고 있다는 정황을 들어서 알고 있다”며 “셀프 감찰을 통해 면죄부를 주고 비위 검사를 오히려 의원 면직을 시켜 퇴직해 각종 공무원으로서의 우대는 그대로 갖게 해주는 그런일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강이 서 있는 조직 문화를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제대로 지휘 감독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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