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탈출 직전 할리우드 제작자 만난 곤, 왜?
뉴스종합| 2020-01-03 11:20

최근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탈출극을 펼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카를로스 곤(65·사진)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이 탈출 직전에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를 만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자신을 감옥에 보내려는 일본의 사법체계를 악당으로 묘사하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려고 했다는 지적이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곤 전 회장은 2014년 오스카 상을 받은 영화 ‘버드맨’을 제작한 할리우드 제작자 존 레셔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곤 전 회장이 직접 목격한 일본 검찰의 부당한 수감과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투쟁을 자세히 설명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후 관련 이야기는 진전되지 않았지만, 곤 전 회장이 탈출극을 펼치기 전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구상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곤 전 회장의 탈출극 이면에는 올해 하반기 예상되는 재판에서 패소할 확률이 99%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곤 전 회장은 일본 사법 시스템과 싸워서 이긴 사례를 연구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일본 사법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인 저널리스트 제이크 아델슈타인의 조언을 듣기도 했다.

당시 아델슈타인은 곤 전 회장에게 “일본 검사는 정의구현에 대한 생각보다 이기는 것에 관심이 더 많다”며, “최선의 시나리오는 선고를 늦추는 것이고, 최악의 케이스는 남은 삶을 일본에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럼 재판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속에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탈출극을 상상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NYT는 곤 전 회장의 탈출극에는 할리우드 스타일의 스릴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도망자를 태운 전용 비행기, 다수의 여권, 권력자들의 관계 부인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형사기구(인터폴)는 레바논으로 탈출한 곤 전 회장에 적색 수배령을 내렸으며, 알베르트 세르한 법무장관은 2일 인터폴의 적색 수배 요청에 따라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세르한 장관은 레바논과 일본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언급함에 따라 곤 전 회장이 레바논 검찰에 체포되더라도 일본에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곤 전 회장은 오는 8일 자신의 결백과 함께 일본 사법제도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박도제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