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충원하지만 중도에 그만둬
여성부, 통합시스템 구축 시범운영
#. 서울 동작구에 사는 맞벌이 부부 A씨는 몇년 전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신청서까지 작성했지만, 등·하원 시간 모두 이용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 더욱이 시간대가 맞더라도 매일 다른 돌보미가 방문할 수도 있다는 말에 결국 조부모에게 육아를 맡겼다. A씨는 올해 다시 한번 신청하려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등원시간은 이용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하원시간에는 수요가 많아 이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아이돌보미 서비스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가장 수요가 많은 등·하원 시간 이용이 어렵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돌보미 서비스’가 올해로 시행 14년째를 맞았지만, 근본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돌보미 채용을 매년 늘리고는 있지만, 그만 두는 돌보미도 함께 늘고 있는데다 대기수요가 많은 등·하원 시간 공급 부족 문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장관 이정옥)는 최근 아이돌봄 이용 가정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아이돌봄 통합업무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올 1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이용 가정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순번과 예상 대기기간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주말이나 야간 등에 당일 돌봄서비스가 가능한 ‘일시 연계 서비스’ 도입 등이다. 당일 돌봄서비스가 신설되고, 수요와 공급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진일보한 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도에 그만두는 돌보미가 많아 충원 인력만큼 돌보미 수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가부는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돌보미 2000명씩을 충원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7000명에 이어 올해는 4000명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이돌보미 수는 2014년 1만7208명에서 2017년 2만878명으로 2만명을 넘어섰고, 2018년 2만3675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약 2만4000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아이돌보미 이용자 수는 2013년 5만1393명, 2016년 6만1221명에 이어 2018년 6만4591명으로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제 관건은 공급 부족 지역의 돌보미 인력을 얼마나 원활히 충원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김성철 여가부 가정문화과 과장은 “올해 시스템 구축에 따라 전국 아이돌보미의 공급 및 이용자 수요 파악이 가능해졌다”며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