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국내 유일 경주 양성자가속기, 7년간 2만 시간 무사고 가동
뉴스종합| 2020-01-08 11:34
우리나라 유일의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가동 2만 시간을 달성했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유일의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가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2만 시간, 7년 무사고 운전 달성의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지난 12월 100MeV, 20mA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를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양성자가속기는 미래원천기술 개발과 첨단 산업기술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2002년 정부 주도로 사업이 시작된 이후, 2012년 12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독자기술로 완성됐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키고,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00MeV(1억 전자볼트, 1.5볼트 건전지 6700만개 에너지)에 달해, 양성자가 1초당 13만㎞의 속도로 다른 물질의 원자에 부딪히게 할 수 있다.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 원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경우, 최대 빔 전류가 20mA인 대용량 가속기로, 연구자들에게 1초당 1.2경이라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제공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 가동 첫 해인 2013년 39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한 이후, 지난해까지 총 700여개 연구과제와 2천명의 연구자를 안정적으로 지원했다.

연구단은 ▷생명공학, 신소재, 반도체 등의 기초연구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연구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과제에 중점을 두고 연간 2000시간 이상의 실험시간을 배정했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 뇌의 신경독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 소재의 열전 성질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양성자가속기 에너지를 1GeV로 확장,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나선다.

또한 국내외 의료용 동위원소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질환 및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인 게르마늄, 구리, 스트론튬/루비듐 생산을 위한 빔 조사시설 고도화 및 생산 공정 설비 구축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고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파급력있는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장해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