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상’ 임윤후·이성종씨…‘동상’ 차재혁씨
“틀린 문제, 맞힐때까지 공부…실력 늘어”
“포기해 답안지 보지 말고 한계 도전해야”
지난해 11월 9일 열린 제38회 대학생 수학 경시대회에 앞서 인하대 수학과 학생들과 지도 교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 대회 은상 수상자 이성종(뒷줄 왼쪽 네 번째) 씨, 동상 수상자 차재혁 씨,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 은상 수상자 임윤후(이상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씨. [인하대 제공]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통상 수학은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은 과목 중 하나다. ‘수학을 포기한 자’라는 뜻이 담긴 이른바 ‘수포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해마다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수학 과목의 난이도가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이유도 실력에 따라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는 수학의 특성 때문이다. 때문에 초·중·고교생 중에는 수학을 잘하는 비결이 무엇보다 절실한 사람이 상당수다.
지난해 11월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제38회 대학생 수학 경시대회에서 인하대 수학과 학생들이 은상·동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성적을 냈다. 이들 학생은 “수학을 잘하려면 인내·끈기·자신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2일 인하대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 수학과 1·2학년 교과 과정을 중심으로 출제하는 해당 대회에서 이 학교 수학과 3학년인 임윤후(26) 씨와 이성종(23) 씨가 은상을, 같은 3학년인 차재혁(25) 씨가 동상을 받았다. 해당 대회에서 은상은 상위 15% 내외 또는 지역별 10% 내외, 동상은 상위 25% 내외, 또는 지역별 20% 내외의 성적을 낸 대학생에게 각각 수여된다.
이들은 ‘수학을 즐기는 비법’으로 우선 ‘꾸준함’을 꼽았다. “매년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는 임 씨는 “원래 수학은 어렵다”며 “규칙이 좀 어렵고 복잡한 퍼즐 놀이와 같아서 부딪히고 실패하는 과정을 겪고 나면 어느새 실력이 올라와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두 번째로 출전한 이성종 씨는 인내와 끈기를 강조한다. 이 씨는 “고교 1학년 때까지 수학은 그저 머리 좋은 친구들이나 하는 과목일 뿐이었다. 쉬운 문제도 접근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이거라도 잘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틀린 문제를 맞힐 때까지 공부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과정을 겪고 나니 신기하게 문제들이 술술 풀리더니 응용 문제도 도전할 정도로 실력이 쌓였다”며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해당 대회 입상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얻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수학과 친해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차 씨는 “수학의 시작은 자신감”이라고 했다. 그는 “수학을 어려워하게 되면 당연히 재미가 떨어지고 그렇게 공부를 하지 않으면 또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자신의 능력보다 약간 쉬운 문제를 먼저 해결하면서 자신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씨도 “스스로 문제를 풀어냈을 때 성취감을 기억해야 한다”며 “쉽게 포기하고 답안지를 보면서 문제를 풀기보다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쉽지 않은 학문이긴 하지만, 수학이 갖고 있는 매력을 알게 된다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이 씨는 “추측의 불확실한 정도까지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임 씨는 “인간의 삶과 우주의 신비가 모두 녹아 있어 한계가 없는 학문”이라고 각각 평가했다. 차 씨는 “다른 학문에 널리 사용되는 통용성, 수학만이 갖고 있는 엄밀성이 수학의 마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해당 대회 입상 학생들은 졸업 뒤에도 수학에 대한 열정을 계속 이어 갈 계획이다. 임 씨는 “수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헝가리 천재 수학자 폴 에르되시(1913~1996)가 가졌던 열정을 본받아 아름다운 정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연구를 해 나가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씨도 “지금까지 해 온 공부로는 만족하기 아쉬워 다양한 연구를 하며 수학 분야에서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차 씨는 “컴퓨터공학과 수학을 연계한 일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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