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파리 무용수도 총파업 동참…“42세 은퇴 후 20년이나 기다릴 수 없다”
뉴스종합| 2020-01-15 10:15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해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무용수도 총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7일 파리에서 진행된 총파업 시위에 참가한 발레단의 모습.[EPA]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리 오페라 발레’의 무용수들도 파업에 동참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의 연금 개혁안이 시행될 경우 42세에 은퇴하는 무용수들의 생계가 위태롭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진 총파업 시위에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무용수들도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추운 날씨 속에서도 파리 오페라극장 앞에서 백조의 호수 공연을 펼치며 총파업을 지지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42개의 다양한 연금 제도를 포인트를 기반한 하나의 연금제도로 개편하는 정부의 연금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다. 새로운 연금제도가 도입될 경우 통상 42세에 은퇴하는 무용수들은 향후 20년간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연금제도에 따르면 42세에 은퇴하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무용수는 가장 많이 받던 월급의 45~48%를 연금으로 지급 받는다. 이렇게 은퇴한 무용수는 발레 마스터나 교사로서 활동하게 되는데, 연금은 또 다른 직업으로의 전환을 돕게 된다.

무용수들의 은퇴 연령이 42세로 낮은 것은 고난도 점프를 자주 해야 하는 발레 무용수들의 건강을 감안한 것이다. 연금 수령 연령을 62세로 통일할 경우 무용수들은 20년간 고통 속에 무용을 계속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연금 수급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같은 무용수들의 반발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향후 새롭게 채용되는 무용수부터 새로운 연금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거절했다. 총파업에 참여한 한 무용수는 “우리는 3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쇠사슬의 작은 고리”라며, “우리를 뒤따르는 사람들의 희생시키는 세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정부 연금 개혁 반대 총파업은 40일째 이어지며 사상 최장 기록을 매일 새롭게 세우고 있다.

최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은퇴 연령을 62세로 유지하는 양보안을 내놓으며 노동계와 합의 시도를 하고 있으나, 총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 노동총연맹(CGT)는 정부 연금 개편안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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