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신년 기자간담회
안태근 ‘무죄’ 파기환송…2차피해 방지 개정안 통과 주력
여가부 중앙행정평가 ‘미흡’…잘못 살피고 해결 노력
올해 ‘평등, 안전, 돌봄’ 키워드로 포용사회 만들 것
여성평가 간극도 줄여 나갈 것
이정옥 여가부 장관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이혼한 뒤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나쁜 아빠들)’가 무죄를 받은 것과 관련, “이번 무죄 판결은 의미가 크다”며 “그 동안 부모-자식간 사적 영역으로 치부돼 규제가 어려웠던 양육비 문제가 공적인 영역으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16일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부모가 누구이든 태어난 아이는 생존권과 양육받을 권리를 갖게 되는 만큼, 양육비 지급은 시민의 공공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관계 부처들도 전향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 동안 해온 협력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대법원이 서지현 검사에게 성추행을 하고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장관은 “우리는 2차 피해와 인사권과의 연결고리의 사각지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2차 피해 방지에 대한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된 중앙행정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데 대해서는 “우리는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 민원이 많아 속시원한 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 것 같다”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더 살피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 평가는 시행령 개정이나 법안 개정이 중요한 척도인데 법안들이 많이 계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편차가 큰 여성 평가에 대한 간극도 줄여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성 평가의 경우, 건강권이나 교육권은 전세계 10등인 반면, 세계경제포럼에서 젠더 갭 지수(The Gender Gap Index)는 지난해 115위에서 올해 108위로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 장관은 “우리 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태국의 고위공직자 비율은 우리의 몇배나 되지만 여성 장관수는 우리 보다 적다”며 “우리는 주요부처의 여성장관이 6명이나 되지만 아래로부터 결정권에 변화가 일어나는 속도는 느리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여가부에서 2000개 법인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 회사는 3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한편, 여가부는 올해 ‘평등, 안전, 돌봄’을 키워드로 포용사회를 만드는데 전념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올해는 여가부가 20살 되는 해, 안보리 결의안 채택 20년, 북경 여성대회 25주년이 되는 해로, 우리사회 발전의 기로인 해”라며 “평등과 안전, 돌봄을 키워드로 우리 사회가 발전하도록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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