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불평등의 위기’ 억만장자 2153여명이 세계 인구 60%보다 더 부유해
뉴스종합| 2020-01-20 10:59
전세계 부호 1위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와 그의 여자친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 억만장자 2100여명이 세계 인구의 60%의 총 재산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 간의 부의 격차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돌봄노동에 관심을 가질 시간 : 무급 저임금 가사노동과 세계적 불평등 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이 소유한 재산은 8조 7000억 달러로, 세계 인구 60%인 46억명이 소유한 총 부의 규모(8조 2000억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 현상 또한 지속되고 있었다. 또한 전세계 상위 1%는 세계 인구 69억명이 보유한 재산보다 2배 많은 부를 갖고 있었고, 2008년 1125명이었던 억만장자의 수도 지난해 2153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억만장자 3명 중 1명은 유산 상속을 통해 부를 갖게됐으며, 지난 10년간 이들의 연평균 수익률도 7.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옥스팜은 현재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이집트에서 피라미트를 건축한 후 매일 1만 달러를 저축해도 현재 가장 부유한 5명의 억만장자들의 평균자산의 5분의 1 밖에 모으지 못했다”고 표현했다.

성별 간 부의 불평등도 존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기준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50% 이상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성 22인은 아프리카 전체 여성보다 더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급여 없이 일상 가사노동을 하는 이른바 ’무급 돌봄 노동’ 실태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전세계 빈곤층 여성들의 경우 매일 125억 시간동안 무급 돌봄 노동을 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42%에 달했다. 보고서는 “전체 무급 돌봄 노동 가운데 4분의3 은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무급 돌봄 노동 때문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남성은 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돌봄 노동의 실태를 지적하면서, 가장 부유한 1% 인구의 재산에 향후 10년 간 0.5%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면 1억 1700만개의 새로운 돌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차별적 경제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베하르 옥스팜 인도 대표는 “정부가 불평등 위기를 끝내기 위해 행동을 해야 할때”라면서 “기업과 부유한 개인들에게 공평한 세금을 부과하고 여성의 돌봄 노동을 개선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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