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이홍석의 시선고정]인천, 잠재력 있는 ‘관광인프라’ 구축… 정부의 시선은 ‘별로’
뉴스종합| 2020-01-29 09:14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골든하버〈사진 왼쪽부터〉

인천광역시가 지난 28일 발표된 정부의 국제관광도시 공모사업에서 탈락했다. 인천은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정부는 부산의 손을 들어주었다.

인천시는 이번 공모사업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상당한 기대를 걸었지만, 끝내 탈락의 아쉬움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공항, 항만 등이 위치한 부산과 다를바 없이 해양을 낀 관문도시 기능 및 관광인프라 등 다양한 지리적 여건을 갖춘 손색 없는 인천인데도 불구하고 수도권 밀집 등의 이유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인천은 늘 정부의 큰 그림에는 뒷전이다. 작은 것을 주지만 큰 것은 안준다. 이번 국제관광도시 공모사업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부산을 국제관광도시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기본적인 관광 인프라가 가장 우수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또 부산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관문도시 기능을 담당하고 국제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해양을 끼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잘 살리고 다양한 축제와 역사문화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핵심 사업이 돋보여 향후 남부권의 국제관문도시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공모사업의 선정된 이유다.

인천이 과연 부산 보다 이같은 조건들에 못미치는 것일까? 인천도 부산 못지 않다.

인천시는 부산과 마찬가지로 해양을 낀 관문도시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한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장점이 있다.

여기에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외국 관광객의 약 70%가 입국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문을 연 크루즈터미널에 이어 오는 6월 개장하는 신국제여객터미널도 가동 준비중이다.

개항의 역사가 깊은 도시인데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차이나타운을 비롯한 ‘인천상륙작전의 성지’ 월미도 등 관광 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와 콘텐츠가 있는 곳이 인천이다.

지난해 3월 정부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원재 앰배서더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등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국제관광도시 선정 계획을 밝힌 곳이기도 하다.

전국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가장 발전력이 높고 돋보이는 송도국제도시의 미래를 비롯해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앞 5조원에 가까운 관광·문화·레저 복합단지 ‘골든 하버’와 용유도 을왕산 일대에 영화·드라마·케이팝(K-Pop)을 주제로 하는 영상관광단지 조성 등 대규모 사업들이 인천 문화관광 발전의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인천은 세계문자박물관 유지 등 작은 사업의 대상지일뿐이다. 게다가 ‘수도권 밀집지역’이라는 이유가 늘 입버릇 처럼 나오는 걸림돌의 대상으로 작용되고 있다. 아직도 ‘수도권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국제관광도시 공모사업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지난해 3월 인천 송도에서 정부의 확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기대감이 컸지만, 역시 인천은 ‘들러리’ 불과했고 여전히 인천은 국가균형발전 전략에서 후순위임이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인천이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보유한 부산을 넘어서기 어려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정무적인 변수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그 부분은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현재 관광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미흡하고 부족했던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개발하고 육성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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