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종 막론 실적 부진 고착화
성과급 논의 언감생심 분위기
불확실한 대외 환경과 기업들의 암울한 실적으로 일부 산업계 업종에서는 ‘성과급 제로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터진 ‘우한 폐렴’ 돌발 악재가 장기화할 경우 이 같은 추세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해마다 수백%의 성과급을 지급해 다른 업종의 부러움을 샀던 석유화학 업종은 올해 성과급 지급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리더격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850%의 성과급을 지급하며 산업계 전체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직원들 내부에서조차도 “성과급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로 상황이 나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300%의 성과급을 지급했던 LG화학 역시 최악의 경영실적이 예상되면서 성과급 논의 자체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다.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전통적으로 후한 성과급을 지급했던 업체들도 한목소리로 “올해는 성과급 책정에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9월과 설 연휴 직전 각각 성과급을 지급한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성과급 논의 자체가 ‘사치’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매듭짓지 못한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은 올해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조차 없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일반적으로 4분기 실적에 준해 성과급을 지급하지만, 지난해 역성장이 예상되는만큼 기대감은 미미하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경영 정상화 선언 이후 성과급이 한 번도 지급되지 않았고, 이같은 회사의 방침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현대상선은 2011년부터 성과급이 없었고, 올해도 없을 예정이다. 임단협 교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현대제철도 성과급 계획이 아직 없다. 포스코는 연봉에 포함해 12분의 1로 나눠 주는 관행에 성과급이 따로 없다.
조선.중공업 업종의 경우 지난해 수주량 증가로 회생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불황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 칼바람 속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던 기업들이 허다하다. 주요 조선업체 중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한 곳은 현대중공업 뿐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뿐 아니라 수년간 성과급 지급이 없었다.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