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인 부정적 경제 전망, 한국 79% > 52% 글로벌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한국 기업인 79%가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EY한영(대표 서진석)이 올초 개최한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 참석 기업인 2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9%가 2020년 한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 한 해 한국 경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2%가 ‘매우 부정적’을 선택했고, 57%가 ‘다소 부정적’을 선택했다. 글로벌 경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가 ‘매우 부정적’을, 48%가 ‘다소 부정적’을 선택했다. 한국 경제를 글로벌 경제에 비해 더 어려운 상황으로 보는 한국 기업인들의 시선이 나타난 것이다.
서진석 EY한영 대표는 “수출 의존적인 한국 경제의 특성상, 최대 교역국인 미·중·일 거대 경제권의 경기 흐름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게 되는데 미·중 무역 갈등,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이 전 세계 다른 지역 경제에 비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며 “특히 한국 주력산업의 구조 조정 지체, 급격한 노령화 진행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북핵 문제와 같은 지정학적 이슈 등 한국 사회가 가진 고유한 문제로 인해 잠재 성장률 그 자체가 하락한 것 역시 한국의 경제 성장에 짐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전년 대비 올해 성장 가능성을 예상한 기업인은 52%로,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답변(27%), 전년 대비 실적이 하회할 것이라는 답변(21%)보다 많았다. 올해 기업의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늘릴 것이라는 답변이 68%, 지난해보다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라는 답변이 7%였다. 투자를 지난해 보다 크게 줄일 것이라는 답변은 단 2%에 불과했다.
올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돌파하고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기업인들의 선택은 디지털 관련 투자였다. 설문 응답자의 40%는 올해 자신이 속한 기업이 투자 예산의 10% 이상을 디지털 관련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투자 예산의 10% 이상을 디지털에 투자할 것이라는 응답은 30%에 그쳤는데, 1년 사이에 10%포인트가 증가했다. 반면 디지털 투자를 전체 투자 예산의 5% 미만으로 할 것이라는 답변은 지난해의 42%에서 올해 32%로 줄어들었다.
미래 비즈니스 대응을 위한 방안으로 고려 중인 전략을 묻는 질문(중복 답변 가능)에는 사업 재편, 구조 조정, 정리 매각, 인수합병, 신사업 발굴 등을 실시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62%)을 고른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ERP, 클라우드 전략, 빅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AI 등 기술을 도입하고 운영 시스템을 개선하는 ‘디지털 오퍼레이션 혁신’(50%), 해외 사업 확장, 해외 사업 운영 최적화 등을 실시하는 ‘글로벌 사업 최적화’(3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설문조사 참여 기업인이 재직 중인 기업은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기업이 39%, 5000억원 이상 5조원 미만 기업이 36%, 5000억원 미만 기업이 25%였다. 응답자는 총 13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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