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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 외래관광객 목표 수정 불가피…작년의 70%해도 선방
라이프| 2020-02-03 09:47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사태로 국제 관광교류가 크게 위축되면서 우리 정부의 외래관광객 2000만명 목표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사태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보다 강력한 것으로 평가돼 4개월 안팎 지속된던 과거 전염병 여파보다 더 긴 여행위축기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의 70%만 달성해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텅빈 중국행 항공기 발권 창구 [연합]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조만간 관광 분야에서의 보다 세부적인 대응책 등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여행취소를 날이 바뀔수록 늘어, 한국인의 중국행은 99%, 동남아행 50%안팎, 유럽,미주행 20~30%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인 여행심리 위축이기 때문에 인바운드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인의 해외여행 행선지가 동남아 60%, 중국이 15%, 기타 25%이기 때문에, 코로나사태가 4~5개월 지속된다면, 이 기간 해외여행을 가는 내국인은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인바운드의 경우, 방한 외국인의 출신지역별 비중은 중국 34%, 일본 19%, 다른 아시아국가 30%, 유럽-미주 등 기타 17%가량 된다. 중국인의 한국행이 차단되고, 아시아 국가 간 이동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동안 한,중,일, 동남아를 포함한 동아시아 각국간 관광교류는 60%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그래서 관건은 감염병 창궐시기를 줄이는 것이다.

한국이 전염병의 창궐지였던 메르스사태 4개월(2015년 6~9월) 동안, 방한객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그해 전체 외래관광객은 전년대비 7% 감소했다. 2014년 일본 보다 외래관광객이 많았던 한국은 2015년 메르스사태를 계기로 최대 호황기를 맞았던 일본에 역전당했고, 이후 간격은 벌어져 재역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신종플루가 창궐했던 2009년에도 한국의 해외여행은 21% 감소했지만, 한국행 외국인 여행객의 수는 오히려 늘었다.

전염병 보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발이 있었던 2017년의 타격이 더 컸다. 2017년 한국행 외래관광객은 전년대비 22.7%나 감소했다. 이때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60%가량 줄었다.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파급력은 신종플루, 메르스, 사드 때 보다 커 한중 관광교류가 ‘제로(0)’에 가까운데다 기간도 길어져, 올해 전체 외래관광객의 감소폭이 과거보다 클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는 중국인 뿐 만 아니라 우리 인바운드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인 전체의 여행 의지가 위축된 상태이므로 외래관광객은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던 작년의 70%를 넘겨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준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물론 이번 사태가 잠잠해지면, ‘요요효과’ 처럼 관광교류가 급증할 가능성은 있다. 역대 감염병 관리 사례를 보면 당장은 출혈이 크더라도 물 샘 틈 없는 봉쇄가 피해를 단기화하고, 사태 봉합 뒤 많은 외래관광객의 방한으로 이어진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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