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재선, 투자자엔 유리”…월街, 민주 집권 걱정에 플랜A~Z까지 대비
뉴스종합| 2020-02-03 09:49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게 투자 관점에선 바람직하다는 분석을 스위스의 한 대형은행이 내놓았다. 미 월스트리트(이하 월가)에선 민주당 집권 땐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대선 레이스의 출발을 알리는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가 코 앞(3일·이하 현지시간)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경제의 함수 관계를 따지기 위한 계산에 속도가 붙고 있다.

스위스의 주요 프라이빗뱅킹(PB)은행인 줄리어스베어는 최근 내놓은 ‘투자가이드 2020년 전망’에서 투자자라면 미 집권당인 공화당 소속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희망할 것이라고 적었다. 근거로 집권당이 역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재임기간 S&P500지수가 평균 12.3% 상승한 점을 꼽았다. 정권이 바뀌면 지수는 2% 하락하는 걸로 파악됐다.

은행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돼야 할 이유들을 내놓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이는 금융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국정연설을 한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견제와 함께 재집권을 위해 표심을 움직일 정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5일엔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에 나서지만,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여서 그의 행보엔 힘이 붙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있는 드레이크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월가에선 예측불가의 대선이 야기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단단히 채비를 하는 모습이다.

션 심코 SEI인베스트먼트 해외사업부문장은 블룸버그에 “통상 플랜A와 플랜B가 있는데 지금은 A부터 거의 Z까지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급진 좌파’로 통하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당내 후보자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속한 영향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특히 심화하는 재정적자를 우려한다. 민주당 후보들은 기후변화·교육 등에 재정지출 확대를 공언하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증가시킬 거라는 지적이다. 종합금융서비스회사 제프리스에 근무하는 브래드 베흐텔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확실성”이라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는 민주당 측 버니 샌더스 대선 후보 경선주자가 2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뉴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시장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에 눈을 돌리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미국 선거 때 확인된 현상이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최근 3개월 만기 국채금리가 10년만기 국채금리를 웃도는 ‘금리역전’이 작년 10월 이후 처음 포착됐다고 했다. 이런 금리역전은 통상 경기하강 신호로 풀이되는데, 정치적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반사작용으로도 읽힌다.

hongi@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