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신종 코로나’에 채용전형 잇단 연기…취준생들 “바이러스가 변수될 줄은”
뉴스종합| 2020-02-07 10:05
취업 안내 게시판을 보고 있는 청년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취업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 공공기관과 공·사기업의 채용 전형 연기를 결정한 데 대해 취업 준비생들은 불안감과 당혹감을 표했다. 7일 오전 24번째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러한 채용 연기 사태는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 등 안전 조치의 일환으로 필기 전형 일정을 2주 뒤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KIAT는 2020년 신규 직원 공개 채용 서류 전형 합격자들에게 “현재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다”며 “응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여 (2주 뒤로)필기 전형 일정이 연기되었다”고 고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도 면접을 연기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주 수요일에 예정됐던 채용 면접을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4월 4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추후 상황에 따라 일정은 다시 변동될 수 있다”고 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6일 오후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수험생 여러분의 안전을 고려해 필기시험 일자를 부득이 (2주)연기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날 “신종 코로나가 계속해서 확산되는 가운데 추후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전형을 연기하게 됐다”며 “응시생들의 불안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수차례 회의를 거쳐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반 기업 역시 신종 코로나로 인해 전형을 연기하고 있다. GS EPS 관계자는 이날 “8일 예정돼 있던 인적성 검사 일정 신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연기 일정은 약 1개월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GS EPS는 공지를 통해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질병 확산 방지를 위해 (향후)2주 동안을 중대 시기로 밝히고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당사 역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채용 전형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혹시라도 있을 지원자의 질병 전염을 예방하고 신체적·심리적 안정시기에 전형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고 수험자들에게 전달했다.

커넥터 전문 제조업체 히로세코리아도 8일 예정됐던 1차 면접을 2주 뒤인 오는 22일로 연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00명 이상이 면접 장소에 모이면 응시자들이 불안해할 것 같아 면접 연기 결정을 내렸다”며 “2차 면접까지 있는 전형 특성상 2주 정도 미뤄도 기존 예정된 입사 예정일을 맞추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취준생들은 저마다 불안함과 당혹감을 표시했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의 한 이용자는 ‘부리나케 NCS(문제집)를 풀고 있었는데 (NH농협은행 필기가)23일로 연기됐다. 취업 준비 하는데 바이러스가 변수가 될 줄은(몰랐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이번에 첫 취업 준비인데 이게 무슨 일인지 진짜 걱정된다’, ‘하반기로 인원 넘겨서 한번에 뽑겠다고 할까봐 걱정이다’ 등 불안함을 토로했다.

국내 1위 온라인 취업 준비 커뮤니티 독취사의 한 이용자는 ‘공무직 필기 시험이 ‘우한 폐렴’ 때문에 잠정 연기돼 정말 화가 난다’며 분노를 표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해당 글에 ‘(신종)코로나가 진짜 모든 것을 망친다’,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와 당혹감을 표했다.

한편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귀국해 임시 격리 생활을 하던 교민 가운데 확진자가 추가 발생함에 따라 확진자는 24명으로 늘어났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던 교민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24번 확진자는 지난달 31일에 귀국한 20대 남성으로 지난 2일 임시 생활 시설에서 나온 우한 교민 확진자의 직장 동료로 알려졌다. 국내 귀국한 우한 교민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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