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모의시험 모습.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예비 고1 학생들에게 고등학교는 아직 낯설고 두렵다. 더욱이 ‘대입’이라는 관문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이 다양해진 만큼, 준비하고 알아둬야 할 것도 많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차근히 알아두고 준비하면 좋을 대입전형을 살펴본다.
▶학생부교과전형, 교과 성적만 반영?=학생부교과전형은 말 그대로 교과, 즉 내신성적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전형이다. 하지만 같은 학생부교과 위주 전형이라 할지라도 모든 대학이 동일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데, 고려대는 2021학년도 기준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추천’ 전형에서 교과 성적(60%) 외에도 서류와 면접을 각각 20%씩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고 있어, 고려대 학생부교과전형을 목표로 한다면 내신 뿐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 전반 및 면접, 수능 등 다각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한양대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 교과 성적만을 100% 반영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같은 학생부 교과 위주 전형이어도 대학마다 교과 성적 반영비율 및 수능 최저학력기준 또는 면접 등의 활용 여부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학생부교과전형=내신’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과 성적 관리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에 따라 내신 외의 다른 요소를 요구하기도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내신 몇등급이면, 학생부종합전형 안정적 지원?=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전반을 전형요소로 활용하는 전형이다. 따라서 교과성적(내신) 역시 평가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학생부교과전형처럼 정량적인 기준으로 교과 성적을 활용하진 않는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교과 성적은 교과 평균 등급의 개념보다는 ‘학업역량’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예컨데 단순 등급이 아닌,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과목별 원점수와 표준편차, 이수자 수 등의 다양한 교과학습발달상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갖가지 지표를 고루 살펴 지원자의 학업 의지와 열정, 성실성, 가능성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따라서 교과 평균 성적을 등급으로 가늠해 학생부종합전형의 지원 여부를 따지는 것은 해당 전형을 바로 이해했다고 볼 수 없다. 교과 성적이 곧 그 학생의 성실성과 학업 수준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급이나 점수만이 학생부종합전형이 요구하는 ‘교과 성적’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다각도로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더 중요하거나 유리한 활동은?=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전형을 준비하며 모든 요소를 수치 또는 질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단순히 ‘많이’ 하고, ‘많이’ 적어 학교생활기록부를 가득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정 활동을 해야 학생부종합전형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접근이다. 대학은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를 표면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의 핵심은 학생들이 고교생활 동안 전개한 활동들의 기록에 담긴 과정과 가치에 있다. 이에 대학은 활동의 개수나 기재 분량이 아닌, 이를 둘러싼 과정과 맥락을 종합적으로 살피는데 더 초점을 둔다. 활동의 측면에 있어서도 대학은 학교생활기록부 각 항목을 유기적으로 살펴 그 속에서 지원자의 성장 과정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한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간소화 정책에 따라 수상경력, 방과 후 학교 활동, 자율동아리 등 다양한 항목의 기재 방식, 개수, 분량 등이 축소된 만큼, 예비 고1이라면 더더욱 학생부종합전형과 학교생활기록부를 양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기가 시작되면 어떤 활동이 나에게 유리할지, 또는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가늠하기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더 주목해 학교생활을 해나가자. 나의 진로와 관심 분야를 꼼꼼히 살펴 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활동, 진정성 있게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활동을 찾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며 전개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학도 이러한 적극성과 성장과정을 눈여겨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대학입시 지원, 최대 횟수는?=현행 대입에서 모든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수시에서 6회, 정시에서 3회 지원이 가능하다. 단, 수시 지원한 대학 중 한 곳이라도 합격할 경우 해당 합격자는 정시에서 주어지는 가/나/다 군별 3장의 카드를 활용할 수 없다. 수시 모두에 불합격할 경우에만 정시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이 같은 제한 규정과 관계없이 복수지원이 가능한 대학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경찰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등은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대학·각종학교’로 분리돼, 수시 6회 제한에 해당되지 않으며, 수시에 합격해도 정시 지원이 가능하다.
또 전문대의 경우 수시 6회 제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수시 합격시 마찬가지로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니 주의해야 한다.
▶논술전형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큰가?=논술 중심 전형에서의 내신 영향력은 대학마다 다르다. 대학마다 논술 및 교과 성적 반영비율 뿐만 아니라 교과 성적 반영 여부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21학년도 기준으로 건국대와 연세대는 논술을 100% 반영하지만, 서강대는 논술 80%+교과 10%+출결 5%+봉사 5%로 교과 및 출결·봉사 성적을 함께 반영한다. 서울시립대 역시 논술 60%+학생부교과 40%로 교과 반영비율이 적지 않은 편이다.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논술 전형의 경우 일반적으로 중·하위권 대학이 상위권 대학보다 내신 영향력이 크게 나타난다. 이는 논술고사 난이도의 차이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체로 논술고사 출제 범위가 넓고 문제도 까다롭게 출제돼 논술고사의 변별력이 크게 작용한다. 반면 중위권 대학부터는 논제가 까다롭지 않아 상대적으로 논술고사 변별력이 떨어지므로 결국 다른 평가요소-내신 등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논술 중심 전형은 말 그대로 ‘논술’이 주가 되는 전형이긴 하지만, 내신 성적 등을 함께 반영하는 전형의 경우 내신 성적의 차이가 희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논술전형 역시 출제의 근간은 교과 개념이라는 점에서, 탄탄한 내신 관리가 자연스럽게 논술 실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수시와 정시, 한가지만 미리 준비해도 되나?=많은 학생들이 수시와 정시 중 한가지만을 택해 이에 매진하는 전략을 취할 것인지 고민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먼저 ‘수시=내신, 정시=수능’이라는 단순화된 공식에서 벗어나자. 수시에서는 전형을 불문하고 내신이, 정시에서는 수능이 크게 활용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 및 전형에 따라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대학의 경우 정시에서도 교과 성적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2학년 때까지는 내신 및 수능, 나아가 학교생활 전반에 두루 신경 쓸 수 있어야 한다.
내신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는 수능 대비가 버겁다는 이유로 어느 한 쪽을 포기한다면 오히려 그로 인해 내가 주력하고자 하는 전형에 있어 과감한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투스교육 관계자는 “예비 고1의 경우, 1학기 성적이나 학교생활에 일희일비해 섣부르게 대입 전략을 구사하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남은 학기들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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