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아일랜드 총선서 제 3당 신페인 ‘승리’…연정 구성은 안갯 속
뉴스종합| 2020-02-10 09:08
메리 루 맥도날드 신페인 당수가 9일(현지시간) 총선 결과가 발표되자 손을 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일랜드 총선에서 제 3당이자 급진 좌파 성향의 신페인(Shin Fenn)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집권여당인 통일아일랜드당(Fine Gail)과 공화당(Fianna Fail)도 신페인과 비슷한 수준의 득표율을 보이며 단독 과반 의회 구성에는 실패, 연립 정부 구성이 이번 총선의 또 다른 숙제로 부상하고 있다.

9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1순위 정당 투표의 96% 개표 결과 신페인은 24.1%를 득표, 각 22.1%를 얻은 두 중도파 라이벌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을 제치고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가디언은 신페인의 승리를 “아일랜드의 역사적 결과”라고 평가하며 “아일랜드의 중도적 전통을 (신페인이) 파괴했다”고 전했다. 노숙자 문제와 치솟는 임대료, 병원 진료 문제 등에 대한 분노와 기성 정당의 정치적 독점에 대한 환멸과 분노가 신페인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메리 루 맥도날드 신페인 당수는 총선 승리가 확실시되자 오랜 양 당 체제의 붕괴를 선언하며 “혁명이 일어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장 문제는 연정 구성이다. 신페인은 총선 승리에도 불구, 총 160석 중 과반 의석(80석)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타 정당과 연정 구성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신페인을 비롯한 주요 3당의 득표율이 엇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데다, 여야에서 잇따라 신페인과의 ‘연정 거부’를 선언하고 있어 의회 구성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미지수다.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또다른 선거를 치르게 된다.

신페인은 통일아일랜드당, 공화당과의 연정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우선 녹색당 및 소수 좌파정당과 연정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반면 신페인과 손을 잡지 않겠다는 두 주요 정당의 입장은 강경한 상태다.

통일아일랜드 당을 이끌고 있는 레오 바라드카르 총리는 “우리와 신페인의 연정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정당과는 기꺼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는 비례대표 형태의 ‘이양식 투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유권자는 투표 시 가장 선호하는 후보부터 순서를 매긴다. 유권자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가 당선 기준 이상으로 득표하거나, 혹은 탈락할 경우 유권자의 표는 2· 3순위 선호 후보에게로 넘어간다.

bal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