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우한 주민들, 中당국 공급승인 진단 키트 ‘불신’ 팽배
뉴스종합| 2020-02-12 11:1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공급을 승인한 진단 키트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 주민들이 제 때 제대로된 진단을 받지 못해 검사 결과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주부터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폐를 스캔해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도록 하고 있지만, 확진 판정을 받기 위해선 핵산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환자의 코와 목에서 나온 점액 샘플에서 핵산을 추출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중국 당국은 진단 키트 부족으로 발병 초기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했단 비판이 커지자 2주 동안 화다그룹, 상하이즈장 생물과기 유한공사 등 7곳이 만든 진단 키트 사용을 승인했다. 덕분에 하루 100만개의 진단키트가 공급되면서 검사 5시간 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정확성이다. 이들 키트는 불과 몇 주 사이에 개발과 승인을 모두 통과했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 과정에 2~3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왕천 중국공정원 부원장은 지난 5일 중국 관영CCTV에 “진단 키트 정확성은 30~5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마궈창 우한 당서기도 샘플 검사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한에서는 줄곧 음성 판정을 받다가 4번째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주변에 신종 코로나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 또 반복된 검사를 위해 병원을 들락거리면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될 위험도 증가한다.

진단 키트는 충분하지만 검사를 수행할 숙련된 의료진이 부족한 것도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검사가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누구 하나라도 실수를 하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군다나 의료진들은 늘어나는 확진자를 치료하기에도 바쁜 탓에 감염 검사를 뒷전으로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우영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