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잘리지 않을까?” vs “괜찮을까” 中 시터-워킹맘 한지붕 두걱정
뉴스종합| 2020-02-12 11:36

“베이비시터(육아 도우미)를 요청하며 서울 송파구 출신 중국동포는 보내지 말라고 했다. 송파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다.”(서울 송파구의 한 가사 도우미 중개 업체)

“중국동포 베이비시터를 선호했는데 최근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인 입주 베이비시터들이 더 비싸지만 한국인을 고용하기로 했다.”(5살 아이를 둔 송파구 거주 30대 여성)

신종 코로나의 확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중국동포 베이비시터와 이들을 고용하는 맞벌이 가정 모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12일 베이비시터 중개 업체의 설명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중국동포를 찾는 가정들이 뚝 끊겼다. “중국인을 보내지 말라”, “특정 지역에 사는 중국인은 보내지 말라”는 부모들도 있다.

중국동포 베이비시터를 고용한 자녀가 있는 가정에 입주하는 베이비시터에 대한 월 급여는 한국인이 300만원, 중국 동포가 250만~260만원 수준이다. 일부 가정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덜한 중국동포를 고용해 왔다.

11일 기자가 찾은 서울 대림동의 베이비시터·가사 도우미 전문 중개사무소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대림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국동포 베이비시터를 찾는 연락이 없다”며 “우리 업체의 경우 가사 도우미 담당 직원이 ‘중개 문의도 없으니 집에서 근무하겠다’고 해서 현재 재택 근무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개 사무소 관계자는 “우리 쪽에 베이비시터, 가사 도우미를 전문으로 하는 중국동포가 3명 있는데, 일이 없으니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나나 걱정하고 있다. 돈이랑 직결되니까”며 “이들은 사무실에 오전 10시에나 출근해서 오후 2시면 퇴근해 버린다”고 말했다.

육아 가정과 합의 하에 베이비시터들이 당분간 일을 쉬는 사례도 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우리 업체를 통해 일하고 있는 동포들은 고용 가정으로부터 ‘10일간 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며 “부모와 베이비시터들이 5일은 무급, 5일은 유급으로 많이 합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개업체에서도 중국동포 베이비시터가 오면, 중국 갔다왔는지 물어보고 다녀왔다면 14일 있다가 다시 연락해 달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인 동포를 베이비시터로 계속 고용하는 워킹맘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구에서 3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정모(34)씨는 “10개월 정도 같이 해서 정이 많이 들었다. 설에 중국 가족들을 만났는지 에둘러 묻지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베이비시터도 신종 코로나 때문에 가족을 만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에는 가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육아하는 엄마들이 즐겨 찾는 맘카페도 베이비시터에 대한 고민들이 줄을 잇는다. 맘카페 ‘맘스홀릭’의 한 회원은 ‘베이비시터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한주 쉬라고 하고 싶은데, 한주 빼고 (급여를)결제한다고 하면 싫어하겠나’며 고민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 역시 ‘신종 코로나에 얼마나 심각하게 대응해야 하나. 1시간 넘게 지하철 타고 오는 이모님이 있는데 오지 말라고 해야 되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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