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1년간 ‘페미사이드’ 1000건…멕시코 여성의 분노
뉴스종합| 2020-02-17 11:30

멕시코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페미사이드(여성혐오적 살해)가 여성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8일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25세의 잉그리드 에스카미야가 40대 동거남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데 이어 한 대중지가 1면에 희생자의 시신을 게재, 사건을 단순한 치정극으로 축소 보도한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멕시코 여성들은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분노하며 꽃과 풍경 등 ‘아름다운 사진’을 잇따라 SNS에 올리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주말에는 공공연한 여성 폭력을 반대하는 행진이 멕시코 전역에서 일어났다.

에스카미야가 살았던 멕시코 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1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성 폭력 사태는 그 어느때보다도 심각하다”면서 “이번 사건은 너무 폭력적이었고, 지금 공동체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3월 페미사이드로 언니를 잃은 한 여성은 심각한 여성 혐오적 문화를 방치하는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여성들은 매일 살해당하고 있다”면서 “멕시코 대통령은 자신의 일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해 천 여건에 달하는 페미사이드는 멕시코 사회에 만연한 성 차별적 문화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발생한 여성 혐오 살해는 1006건으로, 전년도(912건)보다 증가했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페미사이드는 137% 증가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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