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우리은행, 라임펀드 판매 시점에 ‘신뢰성 낮다’ 자체평가
뉴스종합| 2020-02-18 09:23

우리은행이 지난해 초 작성한 라임펀드 관련 내부문건 [제보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진원·박준규 기자] 우리은행이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투자관리 프로세스가 미흡하고 신뢰성이 낮다’고 평가하고도 펀드 판매를 계속한 정황이 확인됐다. 법조계에서는 투자자들을 속이고 판매한 사실이 있는 만큼 배상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초 ‘라임운용사모펀드 리스크 점검 및 관리강화안’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 여기에는 ‘라임자산운용 실사 결과 투자관리 프로세스가 미흡하고, 신뢰성이 낮다. 투자자산에 대한 신용 및 담보가치 분석 프로세스가 미흡한 수준이며 자산별 LTV, 담보, 투자비중 및 주기적 실사자료 또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담겼다.

또 KB증권에서 라임운용의 펀드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실시했는데, ‘상황 악화 시 70% 회수 가능. 30% 손실 발생이 예측 된다’는 내용도 기재됐다. 우리은행과 KB증권이 라임펀드 손실률이 -30%에 달할 것을 지난해 2월 이미 알고도 판매를 해온 셈이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초 작성한 라임펀드 관련 내부문건 [제보자 제공]

법무법인 우리의 김정철 변호사는 “위험성을 고지 안하고 신뢰성 낮음을 알고도 계속 판매한 것은 사기도 될 수 있는 사안을 보여주는 추가 정황”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송성현 변호사도 “우리은행과 라임 측의 고의적 공모까지는 몰라도 방조를 통한 사기로 볼 수 있는 정황증거가 된다”며 “적어도 불완전 판매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은행을 통해 지난해 3월 라임펀드에 1억원을 투자한 제보자 이모 씨는 “투자하는 시점에 7000만원 밖에 남지 않을 것을 알았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펀드 리스크와 관련해서 인지한 내용 및 운용 현황을 담은 것이고, 보고서를 바탕으로 라임자산을 방문해 운용현황을 요청했지만 사실관계 확인에 실패했다”고 했다. 또 “자체 모니터링, 사화 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고 당시엔 라임펀드에 대한 부실징후가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KB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감안해 추가 출시를 중단했다. 다른 판매사들은 판매를 이어갔고 KB증권마저도 판매는 이어갔다”고 해명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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