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유학생 1000명 이상 서울 소재 대학은 17곳
연세대·이화여대 뺀 15곳은 ‘中유학생>기숙사 방’
“기숙사 못들어가는 中유학생 2만~2.5만명” 추정
교육부 “中유학생, 기숙사 1인1실 배정”…실현 불가
“지자체 보유시설, 中유학생 임시거처로 활용해야”
중국인 유학생 입국을 앞두고 18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기숙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대책반 관계자가 소독하고 있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최소 1만4000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수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중국인 유학생이 원할 경우 기숙사에 수용하고 ‘1인 1실 배정’을 원칙으로 하라고 대학에 안내했지만, 기숙사 방 보다 중국인 유학생 수가 더 많아 이를 지킬 수가 없는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중국인 유학생 수용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고등교육기관 국가별·학교별 외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중국인 유학생이 1000명 이상인 대학은 총 17곳으로 파악됐다.
경희대(3839명)와 성균관대(3330명), 중앙대(3199명)는 중국인 유학생이 3000명이 넘고, 한양대(2949명), 고려대(2833명), 동국대(2286명), 건국대(2284명), 국민대(2059명)는 2000명 이상이다. 이어 한국외대(1810명), 연세대(1772명), 홍익대(1694명), 상명대(1375명), 숭실대(1349명), 우송대(1315명), 이화여대(1304명), 단국대(1139명), 서강대(1129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17개 대학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 수가 기숙사 방 수보다 더 많은 곳은 총 15곳으로 파악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의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연세대와 이화여대 만이 기숙사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가 가장 모자란 대학은 한양대로 중국인 유학생이 2949명이지만, 기숙사 방은 1015개뿐이었다.
또 중앙대는 약 1900명, 동국대와 고려대, 국민대는 약 1500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인 유학생이 1000명 이상인 서울 소재 대학 15곳의 기숙사 방 부족분을 모두 더하면, 약 1만4000명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다 중국인 유학생이 1000명 미만인 나머지 서울 소재 대학들 통계를 합치고, 기숙사 대신 자취를 선택한 중국인 유학생까지 더하면 기숙사 밖에 거주할 중국인 유학생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대학들은 기숙사 전체가 아닌 일부 동에만 중국 유학생 격리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기숙사에 수용할 수 없는 중국인 유학생 수는 실제로는 더 많아진다.
서울 시내 대학에 재학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총 3만5152명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2만명에서 2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 수용 문제는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지방자치단체 보유 시설을 중국인 유학생 임시 거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빨리,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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