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규제 풍선효과…대전·부산 ‘경부선’ 타고 번지나
부동산| 2020-02-20 11:30

정부가 12·16 대책을 내놓은 지 두달여만에 또 다시 20일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대책 시행 이후 시장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풍선효과를 부인한 터라 이번 대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한달만에 스스로 밝힌 정책효과를 뒤엎고 보완책을 또 내놓게 된 정부로선 체면을 구기게 된 셈이다.

▶1년 새 4억원 오른 대전 아파트, 지방도 풍선효과=서울 아파트 중위가격(KB국민은행 리브온 기준)이 9억원을 넘기면서 수원과 용인, 성남 등 이른바 수·용·성 지역 집값이 급등세를 보였지만 규제가 미치지 않은 지방 아파트의 오름세도 남다르다.

특히 조정대상지역인 세종특별자치시와 가까운 대전의 집값 오름폭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다. 대전지역 아파트 값은 지난달 기준 전년에 비해 8%가 올랐다. 대전 서구는 10.6%로 서울과 수·용·성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다.

서구의 랜드마크인 크로바아파트 114.6㎡(이하 전용면적)는 최근 12억25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1년 전에 거래가는 8억5750만원이다.

12·16대책에서 규제가 해제된 부산의 핵심지 역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부산 수영구의 재건축 아파트 삼익비치는 84㎡의 이달 실거래가가 8억9800만원으로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1년 전 거래가는 6억1000만원이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로 집값을 잡으려고 하면, 지방 아파트는 더욱 (정책 효과를 발휘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오르는 곳이 국지적인 ‘핀셋상승’인 데다가 자칫 외지인의 투기 수요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지방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 공인중개업소들은 규제 이전이 ‘매수타이밍’임을 홍보하기도 한다.

▶서울 핵심지 12·16 대책 이후 오히려 신고가, 9억원 미만 아파트도 계단식 상승=대통령이 직접 나서 “집값을 원상복귀시키겠다”며 사실상 ‘집값 끌어내리기’ 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가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의 하락폭은 생각보다 미미하다. 노원구와 서대문구 등 강북지역 9억원 미만 아파트도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떨어지긴 했으나, 거래가 줄었을 뿐 실거래가 하락폭은 추세적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신고가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보인 곳이 눈에 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래미안팰리스 94㎡는 지난달 4일 34억원에 손바뀜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98㎡는 지난 10일 47억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강북 대장주도 다르지 않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84㎡는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최고 거래가다.

종로구 경희궁자이 2단지는 지난달 2건의 실거래가 신고됐는데 84㎡는 16억8000만원, 101㎡는 19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84㎡는 신고가보다 1000만원 낮고, 101㎡는 신고가다.

9억원 아래에선 계단식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센트레빌 59㎡는 지난해 6월 6억5000만원에서 지난달에는 7억8000만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성연진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