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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리드·‘느림보’ 디섐보 이미지 변신?
엔터테인먼트| 2020-02-25 11:22
패트릭 리드가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USA투데이·AP]
브라이슨 디섐보가 17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USA투데이·AP]

과연 그들은 ‘필드의 악동’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까. 일단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명은 우승을 차지했고, 한명은 아깝게 우승을 놓치면서 ‘강철같은 멘탈’은 입증했다.

지난 24일(한국시간) 멕시코에서 열린 WGC 멕시코 챔피언십은 이슈메이커 두명의 플레이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악동’과 ‘사기꾼’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 패트릭 리드와 ‘느림보 플레이’로 지탄받는 브라이슨 디섐보가 장본인들이다. 라이더컵에서 동료들을 향해 책임을 돌리고, 플레이 도중에는 룰을 위반하고도 위반한적 없다고 변명을 하거나, 자신은 세계 톱5 수준의 선수라고 자화자찬해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패트릭 리드는 막판 2타차의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하며 강한 멘탈을 스스로 입증했다.

분명 세계 정상급 실력을 보유했으면서도 입과 행동 탓에 인기보다는 비난의 중심에 서 있었던 리드였기에 이번 우승은 자신의 안티팬들을 향한 일격이라 해도 무방하다.

특히 지난해 히어로 월드챌린지 당시 라이개선 행위를 했으면서도 ‘카메라 위치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뿐’이라고 핑계를 댔고,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비난한 언론을 향해 소송을 제기하려 해 동료 선수로부터 ‘사인을 훔친 메이저리그 휴스턴과 다를게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리드는 꿋꿋했다. “(비난에는) 익숙하다”면서 “골프 코스 안팎에서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다음 세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회를 시작하면서 그런 논란을 잠재우려면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감정대로 말하고 행동해서는 존경받는 선수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조금은 자각한 듯 보인다. 플레이에 집중한 리드는 충분히 뛰어난 선수였다.

리드는 이번 대회에서 72개 홀 가운데 45차례나 ‘원 퍼트’로 홀 아웃했고 나흘간 총 퍼트 수가 98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빼어난 퍼트 감각을 선보였다. 앞으로 입으로 떠벌이기보다 경기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면 본인의 ‘자화자찬’처럼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이 있다. 25일 현재 리드는 세계랭킹 8위에 올라 있다.

다 잡았던 우승을 리드에게 내준 브라이슨 디섐보도 그와 결은 다르지만 ‘밉상’이미지를 가진 선수다. 늑장플레이로 동료들과 골프팬들의 지적을 받으면서도 이를 개선하려 노력하기보다 이게 왜 문제냐는 식으로 반발해 비난을 자초했다. 그렇게 신중하게 플레이했던 그린에서 3퍼트를 3차례나 하며 우승을 놓친 디섐보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승을 놓친 아쉬움도 컸고, 자신의 플레이에 실망한 면도 없지 않았다.

디섐보는 대회를 마친 뒤 “리드나 나나 최근 몇 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며 “억울한 누명을 쓸 때도 있지만 리드는 앞으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줄 것이고 나는 그의 경기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디섐보도 세계랭킹 14위에 오른 정상급 선수다.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나은 이미지의 선수로 변신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았을지도 모른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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