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속이 빈 ‘공심채’…영양은 ‘꽉심채’
라이프| 2020-02-25 11:31

한국인의 밥상에 김치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공심채가 있다. 베트남인들은 거의 매일 공심채를 먹는다. 베트남 음식점에 가면 살짝 볶아서 나오는 채소 요리가 바로 이 공심채이다. 고기나 해산물 없이 채소만 덩그러니 놓인 접시에 실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일단 한 입 먹어보면 짭조름한 감칠맛 에 중독되기 쉽다.

공심채는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식재료로, ‘속이 빈 채소’라는 뜻을 가진다. 대나무처럼 줄기 안이 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속은 비었어도 영양소만큼은 꽉 찼다. 김천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는 “비타민 A가 풍부하고 철분이 많아 빈혈 등에 효과가 있다”며 “맛은 미나리와 비슷해 한국인 입맛에도 친근한 식재료”라고 전했다. 이외에 살균 효과가 있는 테르펜도 들어있어 염증 예방의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피부 미백 효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중원대 식품공학과 연구(2017)에 따르면 공심채 추출물은 피부를 검게 만드는 멜라닌 생성을 60% 이상 감소시켰다. 또한 비타민 C와 비슷한 정도의 항산화력도 보였다.

공심채는 국내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공심채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기후변화로 재배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천환 농업연구사는 “제주도를 비롯한 부산이나 울산, 세종시까지 재배되고 있다. 주로 여름철 기후를 이용해 노지재배가 가능하고 재배가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에서 건너온 채소이지만 맛은 고수처럼 향이 강하거나 특별히 이국적이지는 않다. 볶아 먹어도 아삭한 식감이 유지가 잘 되며, 간단한 조리만으로도 요리가 완성된다. 프라이팬에 마늘과 페페론치노를 넣고 오일에 볶으면 끝이다. 또한 한국식 나물 무침 방식으로 살짝 데쳐 소금과 참기름을 넣어도 맛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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