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휴가 왔다가 지옥 경험”…‘확진자 발생’ 스페인 호텔에 투숙객 1000여 명 고립
뉴스종합| 2020-02-26 10:0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에 위치한 H10 코스타 에데헤 팔라세 호텔의 모습. 사실상 객실 격리조치를 당한 투숙객들이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한 호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투숙객 1000여명이 호텔에 갇혔다. 투숙객들은 장기화될 경우 선내 장기 격리조치가 이뤄졌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에 위치한 ‘H10 코스타 아데헤 팔라세’ 호텔에서 이탈리아 국적의 의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투숙객 전원이 객실에 격리됐다. 이튿날 첫 확인자의 부인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호텔에는 467개의 객실과 4개의 수영장, 그리고 3개의 식당이 있으며 현재 호텔 내에 있는 투숙객은 1000여 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텔은 확진자 확인 직후 내달 15일까지 폐쇄하겠다고 발표했고, 투숙객들에겐 객실에 머물러달라는 편지를 전달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현재 투숙객들에게 ‘격리 조치’가 내려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투숙객들은 휴가 중 갑자기 닥친 고립상황과 언제 끝날지 모를 기다림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영국 허트포드셔 출신의 한 투숙객은 “아침에 일어난 후 건강상 이유로 객실 밖으로 나오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아직까지 아무도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면서 “지옥같은 휴일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또다른 투숙객은 “투숙객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완료 후일지 면 14일 이후가 될지, 언제 상황이 끝날지 모르겠다”면서 “검사에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지도 가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건물 내 대규모 격리조치가 대량 감염사태로 이어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태가 재발할 것이란 불안감도 감지된다.

가디언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승객과 직원들에 대한 장기간의 격리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숙객들은 자신들에 대한 격리조치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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