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伊 ‘슈퍼전파자’ 방치 지역병원 수사 착수
뉴스종합| 2020-02-27 11: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산한 밀라노 거리의 모습. [EPA]

이탈리아 검찰 당국이 ‘슈퍼 전파자’에 대한 검사를 제때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지역 병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당국과 현지 언론들은 밀라노 인근 코도뇨 지역의 38세 남성을 슈퍼 전파자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 남성이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미룸으로써 대량 감염을 막을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기준 이탈리아 내 확진자는 400명을 넘어섰다.

이날 이탈리아 검찰은 코로나19 검사 절차를 놓고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 롬바르디아 지역의 병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14일에 건강상 불편함을 호소해 병원에서 감기약 처방을 받았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16일과 18일 다시 병원을 찾았으나 ‘중국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9일 새벽 3시 이 남성은 호흡곤란으로 네 번째 병원을 찾았고, 당시 자신의 아내가 중국에서 최근 돌아온 친구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결국 20일 오후에야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남성의 병실에는 수 많은 친구들과 가족들이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도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언론은 1호 환자이자 슈퍼 전파자인 이 남성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기회를 놓친 것이 결국 유럽 전역에 이르는 바이러스 확산의 시발점이 됐다며 지역 의료진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 지역 언론은 “남성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전까지 의사들과 네차례나 접촉했고, 이후 코도뇨 병원에서 36시간을 보낸 뒤에야 격리됐다”면서 “이 기간동안 그는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켰다”고 말했다.

허술한 병원 내부 지침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병원의 일부 직원들은 ‘슈퍼 전파자’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후에도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바이러스 위험’에 대한 경고를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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