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감염병 맞서 스스로 몸 지켜야”…연인·가족, 애정 표현도 자제
뉴스종합| 2020-02-29 09: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은 외출이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꺼리는 추세다. 심지어 연인·가족 간 애정 표현도 자제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대구 지하철 2호선 문양역 방면 열차가 출근길 시민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최근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스스로 몸을 지키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내 몸을 지키는 것이 가족·연인은 물론 코로나 19 감염 확산을 막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며 사람들이 실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가족·연인 간 애정 표현까지 삼가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

코로나19는 ‘데이트족’의 데이트까지 자제하게 만들고 있다. 대학생 김모(24) 씨는 만난 지 100여 일 된 여자친구와 당분간 데이트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혹시 나로 인해 코로나19가 전파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자칫 확진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에 서로 당분간 만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집에서도 가족 사이 접촉을 막으려 마스크를 끼고, 일상이었던 아이와의 애정 표현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두 아이의 아빠인 정모(43) 씨는 “평소 퇴근하면 아이들과 뽀뽀부터 했지만, 최근에는 감염 우려가 있어 아이들을 안지도 않고 각방을 쓰고 있다”며 “가족 중 감염자가 나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 오는 3월 결혼 예정이었던 회사원 김모(28) 씨는 최근 사내 경조사 게시판에 “미리 축하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더 좋은 날에 다시 모시겠다. 결혼식을 7월로 연기했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예비 신부 이모(38) 씨도 아예 결혼식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사내 게시판에 알리며 “가족과 조용히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다.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라”는 글을 올렸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모두 연기하고, 소규모 모임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대인 접촉을 꺼려 식사도 홀로 먹는 ‘혼밥족’이 늘고 있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집에 틀어박히는 자발적 ‘방콕족’도 늘고 있다. 직장인 박모(40) 씨는 최근 재택 근무를 하며 24시간 집에 머무르고 있다.

박 씨는 “음식을 비롯해 생필품은 마트 방문 대신 인터넷 주문으로 대신한 지 꽤 됐다”며 “코로나19가 결국 사람 간 접촉에 의해 확산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당분간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될 일”이라며 “재택 근무 들어가기 전부터 지인들과 식사 약속도 모두 취소하고 도시락 등으로 혼자 식사해 왔다”고 덧붙였다.

감염 위험으로 다른 사람과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 탓에 대중교통 이용자는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주 서울 지하철 이용객도 20% 가까이 줄었다. 지난 17∼23일 지하철 1∼8호선 이용객은 4251만63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월 넷째 주·18∼24일) 5255만409명보다 19.1% 감소했다. 전주(10∼16일) 대비 감소율도 4.9%나 됐다. 지하철 이용객 감소세는 확진자 증가 추세에 맞춰 점차 심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이용객 수는 전주 대비 24.2%, 전년 동기 대비 44.2% 적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서울 시내 버스 이용객도 연휴 전 1월 평균(1∼19일)보다 ▷평일 6.5% ▷토요일 9.9% ▷일요일 8.3% 각각 감소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 관계자는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감염 예방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대인 접촉을 삼가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며 “발열 등 관련 증상이 있다면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전화해 지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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