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초유 ‘개학 3주 연기’…여름ㆍ겨울방학 줄어들 전망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대구ㆍ경북 추가 연기에 전국 확대
감염학회 등 “향후 2주간 코로나19 고비, 사회적 접촉 최소화”
“개학 연기 다행이지만, 학원 휴원ㆍ맞벌이 보육은 어쩌나”
인크루트 설문조사 “맞벌이 76%, 코로나19로 육아공백”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개학 추가연기를 발표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이달 23일로 2주 더 연기된다.
교육부는 2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을 23일로 추가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학 연기가 추가로 이뤄져도 학원 휴원 강제 방침이나 긴급돌봄에 대한 보완책 등이 나오지 않아 학부모들의 대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3월에 총 3주간 휴업을 실시함에 따라 여름방학 및 겨울방학을 우선 조정해 수업일수를 확보하며, 이후 추가 휴업이 발생할 경우 법정 수업일을 10%(유 18일, 초중고 19일) 범위에서 감축한다고 밝혔다.
교육의 개학 추가 연기 조치는 전문가들이 향후 2주가 코로나19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감염학회 등 11개 감염·역학 관련 학회가 참여한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긴급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집단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지역사회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지금부터 2주가 중요한 만큼, 가능한 모임와 외출을 자제하는 등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신학기 개학이 3주 연기됨에 따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학교와 협력해 휴업기간 중 학생 학습지원 및 생활지도,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위한 긴급돌봄 서비스, 학원 관련 대책 등의 후속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
우선 3월 첫 주에 담임 배정과 교육과정 계획 안내를 완료하고, 디지털 교과서 e-학습터, EBS 동영상 등 자율형 온라인 콘텐츠를 초중고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3월 2주부터는 e학습터, 위두랑, EBS, 클래스팅, SNS 단체방 등 ‘온라인 학급방’을 통해 예습 과제 및 학습 피드백을 제공한다. 아울러 학생들이 동영상 자료와 평가 문항 등을 포함한 교과서를 온라인으로 미리 볼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긴급돌봄이 필요한 유치원, 초등학생을 위해 추가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돌봄 제공을 원칙으로 전담인력과 교직원이 합심해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 기간 중에는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충분히 비치해 안전한 돌봄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학원에 대한 휴원 권고를 다시 한번 적극 실시하고, 기존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합동으로 실시하던 현장점검을 지자체 등을 포함해 강화할 예정이다.
학원이 휴원 후 개원 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방역 및 소독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 휴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학원을 위해서는 각종 코로나19 대응 경제 정책에 학원이 적극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해 나갈 예정이다.
교육부의 추가 개학 연기 발표로 다수의 학생이 모이는 일은 일단 막았지만, 개학 연기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학원에 휴원을 강제할 수 없고 가정보육을 하다가 돌봄교실에 아이를 맡기게 되는 맞벌이 가정 늘 것으로 예상되기때문이다.
당장 맞벌이 가정들은 보육 대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긴급돌봄 교실 운영시간이 오후 5시까지로 퇴근시간과 맞지 않아 여전히 보육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맞벌이 부모는 “긴급돌봄도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위험하지 않겠느냐”며 “개학 연기가 추가로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재택근무나 휴가 활용 등이 병행되지 않으면 3주를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학원에 대한 휴원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쳐, 학원을 통한 감염 우려도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
한 학부모는 “부산에서 한 고등학생이 영어학원 강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며 “학원을 통한 감염 사례가 나왔는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며 근본적인 학원 휴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맞벌이 가정의 육아공백은 4명 중 3명에 달할 정도로 이미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달 24~28일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맞벌이 직장인의 자녀돌봄 실태조사’ 결과, 육아공백을 경험했다는 답변은 76.5%에 달했다.
또 육아공백을 메워주는데 ‘양가의 부모 등 가족’이란 응답이 36.6%에 달했으며 ‘연차 사용’ 29.6%, ‘재택근무 요청’ 12.8%, ‘가족돌봄휴가 사용’ 7.3%, ‘긴급돌봄 서비스 활용’ 7.0% 등이 뒤를 이었다. ‘아이돌보미 서비스 활용’과 ‘무급휴직’은 각각 6.1%로 조사됐다. 이 밖에 개학 연기에 따른 정부지원 긴급돌봄 이용에 대해서는 64.9%만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