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남도 봄꽃축제 취소에도 무작정 찾는 상춘객들…지자체 “제발 오지마세요” 호소
뉴스종합| 2020-03-03 09:30
축제 취소에도 발길 이어지는 매화마을 [연합]

[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 한반도의 봄은 남도의 꽃 내음을 맡고 찾아온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남도의 봄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고 있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와 산수유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지만, 축제를 주관하는 해당 지자체들은 잇따라 축제를 취소하고 상춘객들에게도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3일 경남 양산시에 따르면 오는 7,8일 이틀간 열리는 원동매화축제가 전격 취소됐다. 전남 광양시도 6일부터 15일까지 열기로 한 다압면 매화축제를 취소했다. 해남군도 7일부터 15일까지 예정된 산이면 땅끝매화 축제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국내 3대 매화축제가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전격 취소된 셈이다.

산수유꽃이 활짝 피고 있는 전남 구례군도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구례산수유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경남 창원시도 전국 최대 규모의 봄꽃축제인 진해군항제 벚꽃축제를 취소했고, 하동군도 ‘십리 벚꽃길’로 유명한 ‘화개장터 벚꽃축제’의 취소를 결정했다.

예년보다 따뜻했던 겨울날씨 탓에 매화와 산수유는 이른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1일 몇몇 관람객들은 이른 매화꽃을 보기 위해 축제장을 찾기도 했다. 평상시 보다 한적한 꽃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썩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광양시 다압면 마을 주민들은 축제가 취소된 상황에서 관광객들이 지역을 찾는 상황에 당혹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을 입구에 걸린 현수막에는 “광양매화축제가 취소되었으니 매화마을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도 걸려있다.

매화축제가 취소된 A마을 한주민은 “축제도 취소된 마당에 외부인들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은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되는 일이다”며 “마을로 들어오는 도로 입구에서 행사 취소를 알리고 있지만 일부 관람객들이 마을 골목길을 누비고 다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축제를 취소했으니 축제현장을 방문하는 행동을 삼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NS 상에서도 취소된 봄축제 현장의 방문을 자제하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광주의 한 맘까페 회원은 “마을에 어른신들이 많아 외부인이 안왔으면 하더라구요. 조심해주세요. 이번에는 방문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봄꽃 축제를 취소한 지자체들은 축제 취소로 인한 지역 농가들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역 농산물 판매 촉진 등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