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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5주간 스윙교정…시즌 준비 끝났다”
엔터테인먼트| 2020-03-03 11:19

“올해 시즌 잘 준비하고 있어요. 전지훈련으로 스윙도 많이 보강했고요. 빨리 대회에 나가고 싶네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뽀미언니’ 이보미(32)가 국산 의류 브랜드 코오롱 왁(WAAC)과 계약을 마치고 새 시즌을 맞아 다짐을 새롭게 했다. 지난달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스튜디오에서 봄/여름 의류 촬영을 하는 이보미를 지난주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JLPGA투어 개막전이 관중없는 경기로 치른다는 사실만 전해져 있었다.

올해 시즌을 앞두고 어떤 점을 준비했는지부터 물었다. 전지훈련에서 스윙에 대해 부족하고 미비했던 점을 충분히 보완한 듯 자신이 넘쳐 보였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5주간 이시우 스윙 코치와 교정했어요. 투어 생활을 오래하고 나이도 먹으면서 밸런스가 무너져 있었던 것 같아요. 백스윙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정확한 임팩트를 만들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훈련으로 많이 좋아졌고 자신있게 스윙할 수 있게 됐어요.”

지난 겨울 집중 교정한 스윙이란 한 시즌 7승을 거두면서 2년 연속 JLPGA투어 상금왕을 구가하던 전성기 때처럼 공이 날아가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샷이었다. 2017년 8월 CAT레이디스 우승 이후에는 이런 샷을 못했고 슬럼프에 빠지면서 다시 자신이 없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점차 예전의 기량과 컨디션과 샷 감을 회복하고 있었다. 결혼을 앞두고 선수 생활에 활력을 얻은 것이다. 시즌을 마치고 12월 배우 이완(35·본명 김형수)과 결혼한 이보미는 미국 전지 훈련에서 어느 때보다 열심이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체력 운동을 시작해 해질 때까지 스윙과 퍼트 연습을 했다. 동갑내기인 박인비나 선배인 허미정이 결혼을 통해 다시 도약할 힘을 얻은 것처럼 이보미도 믿고 의지할 반려자를 찾으면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새댁 이보미는 예전보다 더 밝아졌다. 그리고 새 시즌을 기다리게 됐다. “2~3년 동안 슬럼프를 겪었는데 나이도 들고 해서 점점 예선 통과하는 게 버거워졌어요. 이제는 하루빨리 우승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많은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한국 대회 역시 일정을 봐서 시즌 최종전 ADT캡스 등 두어 개는 출전할 생각이다.

일본 투어에 한국 의류 브랜드를 입고 나가는 것도 신선하다. 왁은 이보미가 예전부터 입고 싶어했던 브랜드였다. “굉장히 개성이 강해서 입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와키 캐릭터도 귀엽고요.”

이보미는 항상 웃는 얼굴과 친절하고 정성어린 팬서비스로 일본에서도 엄청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거기에는 옷도 큰 영향이 있다. 이보미는 일본 팬 조사에서 옷맵시가 좋은 선수나 베스트 드레서로도 항상 선두였다. 일본 대회 호켄노마도구치레이디스에서는 매년 대회 시즌에 팬투표를 통해 베스트 스마일과 드레서를 뽑는다. 이보미는 2014년부터 5년 연속 ‘베스트 스마일’ 1등에 뽑혔다. ‘베스트 드레서’ 부문에서도 2015년부터 4연패를 했다. 심지어 2018년에는 컷 탈락한 상황에서도 둘 다 1위였다.

스마일과 드레서로 뽑히는 선수는 라운드마다 어떻게 코디를 할까? “마지막날 핑크나 빨간색을 입는데 멀리서도 저를 쉽게 알아볼 수 있기 위해서죠. 하지만 이제 나이가 33살이다 보니 약간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블랙과 화이트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자꾸 나이를 얘기하는 건 이유가 있다. 요즘은 일본에서도 황금세대로 불리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서 치열한 경쟁 무대가 됐기 때문이다. “하타오카 나사나 시부노 히나코 등 실력 있고 그밖에 예쁜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투어가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경쟁력이 생긴 것 같아요. 젊은 선수들이 옷도 예쁘게 입고 팬들과 잘 호흡하니 골프웨어가 인기에도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화려하게 보이고 있으니까요.”

아침부터 시작된 봄여름 신상품 촬영은 이날 밤에서야 끝났다. 하지만 오후 늦게 메신저를 통해 오키나와 개막전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어려움이 빨리 지났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늦게까지 수고들 하셨는데요.” 따뜻한 봄날에 갤러리가 북적이는 들판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선수도 포토그래퍼도 스탭도, 그리고 옷을 만드는 이들도 모두 한마음이었다. 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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