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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빚 증가속도 ‘세계 4위’
뉴스종합| 2020-03-04 11:33

한국이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가계부채가 많은 나라로 조사됐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 폭도 주요국 가운데 네번째로 집계됐다. 4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는 1790조52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 늘었다.

BIS 가계부채 산출은 가계 빚에 더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까지 포함한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구매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요 연구기관들은 전체적인 부채 흐름을 평가하거나 국가 간 비교를 할 때 BIS 조사 결과를 참고한다.

우리나라의 전년 동기대비 가계부채 증가 폭(4.5%)은 조사 대상인 전 세계 43개국 가운데 25위였다. 러시아(20.8%), 인도(16.6%), 중국(16%), 홍콩(14%) 순으로 높았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프랑스가 6.1% 늘었고 벨기에는 5.5%, 독일은 4.6% 불어났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 폭은 조사국 중 중위권이지만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했을 때의 부담은 상위권으로 올라간다. 지난해 3분기 말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보다 2.7%포인트(p) 오른 93.9%다. 금융위기를 겪은은 2008년 미국(95.9%)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 호주 등 6개국에 불과했다.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는 최상위권이다. 상승 폭만 보면 홍콩(7.7%p), 중국(3.5%p), 노르웨이(2.9%p)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는 1913조9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1998년 외환위기(-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GDP가 가계 부채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국가로 조사된 것이다. 아직 다른 나라의 명목 GDP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9년 한국의 명목 성장률이 36개 회원국 가운데 34위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소규모 자영업자 제외)는 지난해 말 기준 1600조1320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1% 증가한 수치로 증가율은 2003년(1.6%) 이후 최저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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