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e학습·예습과제 전달 혼선
학원 행보 제각각…수업 진행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3주나 연기됨에 따라 각급 학교와 학원, 학부모들이 대혼란에 빠졌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에 따른 학습공백을 막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에 학교는 물론 학부모와 학원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2일 반 배정 및 담임교사 안내 문자 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하지만 올해 입학하는 1학년생들 학부모들에게는 보내지 않았다가 다시 모두에게 ‘1반 ***선생님’이라고 보냈고, “전부 1반이라고 잘못 온 것 같다”는 학부모 전화에 다시 수정해서 보냈다. 3일에는 ‘휴업일 기간 학생 자율독서 안내문을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렸으니, 가정에서 독서 교육에 활용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하지만 접속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부모 김 모씨는 “개학 연기가 처음이다보니 반배정 문자부터 오류 투성이에 학습 안내 역시 접속자가 몰려 쉽지 않다”며 “추가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있냐고 학교에 문의했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들어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에 따라 3월 첫주에 담임 배정과 교육과정 계획 안내를 완료하고, 디지털 교과서 e-학습터, EBS 동영상 등 자율형 온라인 콘텐츠를 초·중·고등학교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포함돼 있어, 이 같은 지침이 얼마나 잘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4일 학교 휴업기간 동안 자유학년제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학습공백 최소화에 나서라고 안내했다. 자유학년제 홍보 동영상과 리플릿을 통한 자유학년제 이해하기, 교과연계체험 ‘사전활동’를 비롯해 집콕 과학탐구, 집콕 기후행동, 집콕 SW(온라인 학습) 등 재택학습 프로그램을 학교 상황에 맞게 선택해서 활용하라는 방침이다.
학원 역시 예상치 못한 장기간의 개학 연기로 갈팔질팡하고 있다.
당초 이번 주말까지 휴원을 예정했던 입시학원들은 고등학교 개학이 23일로 늦추어지면서, 이번 주말까지 휴원을 더 연장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학부모들 역시 입시를 앞둔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니 학원이 문을 열면 안심하고 보내도 될지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학원 강사에게 감염된 사례가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 대상 영어학원들도 제각각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A영어학원은 휴원을 23일까지 연장하되, ‘2주간 특강’에 참여할 것인지 학부모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또 다른 E학원은 아예 23일까지 휴원을 결정했지만, Y학원은 9일부터 수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학부모 강 모씨는 “학원이 아예 휴원을 하면 안보내면 되는데, 수업을 한다고 하니 진도는 나갈 거라 보내야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23일까지는 안전을 위해 보내지 않을 생각이지만, 일부는 집에만 있기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장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