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환자 이송 위해 광주서 온 김경원 구급대원
뉴스종합| 2020-03-05 09:32
코로나 확진 환자 이송을 위해 광주서 대구로 온 김경원 구급대원.[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이송을 위해 4일 대전, 광주, 울산, 경기, 강원 등 전국에서 119 구급차와 구급대원들이 대구로 몰려들었다.

이 중 대구시와 달빛동맹을 맺은 빛고을 광주시에서도 여러 명의 구급대원들이 달구벌로 한달음에 달려와 코로나 최전선에서 환자들 이송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광주 동부소방서 소속 소방장 김경원(38) 구급대원은 이날 오후 도심 곳곳으로 수차례 확진 환자를 이송하고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 집결지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다소 봄을 시샘하는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서도 연신 다음 환자 이송을 위해 방호복과 안경 등 개인 보호 장비를 점검하는 등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 구급대원은 “내가 이송하는 환자들이 완쾌돼 정상적인 생활인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며 “무엇보다 하루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로 향하면서 처음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감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잠시 뿐, “구급대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확진 환자와 접촉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았다. 역사의 현장이라고 생각해 오고 싶었다”면서 “감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계절 상으로는 봄이지만 생각보다 날씨가 차가워 힘겨워하는 대원들 모습이 간혹 보인다”며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광주에서 대구지역 소식을 접했을 때는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길거리에는 인적이 끊기고 썰렁할 줄 알았는데 막상 이 곳을 찾으니까 그렇지 않아 잠시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대로 도심 중앙에는 인적이 드물지만 외곽으로는 시민들 발길이 잦는 등 나름대로 평온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니 한결 마음이 편했다”고 전했다.

언제까지 대구에 머물지는 모르지만 떠나는 그 순간까지 한 사람의 환자라도 더 이송, 격리해 코르나 사태가 잦아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구급대원은 “세월호 참사 때도 구조 활동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지 않았다”며 “대구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차단 활동이 자부심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가 이번 주를 기점으로 수일 내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들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이번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뒤 신발 끈을 다시 동여 맺다.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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