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학원 보내지 마세요” VS “정상수업 합니다”…뿔난 학부모들 “어쩌라는 건가요”
뉴스종합| 2020-03-05 10:06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당분간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지 말아 주세요”

4일 오후 부산지역 학부모들에겐 교육청으로부터 간곡한 당부가 담긴 긴급 메시지가 도착했다.

부산교육청으로부터 이러한 메시지를 받은 학부모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학원으로 전화를 걸어 문의해봤지만, 해당 학원에서는 코로나19 관련 확진자가 없어 수업은 평상시처럼 진행된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더 큰 갈등이 생겼다. 개학이 3주나 미뤄진 상황에서 자칫 수험생들의 공부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와 혹시나 모를 감염이 자녀에게도 발생할 수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수영구의 한 학원 관계자는 “지난 1주간 휴원을 한데다 더이상 학원을 쉴 수가 없는 상황이다”면서 “2주 이상 학원을 쉴 경우, 학원비를 받을 수가 없어 경영상 큰 어려움이 예상돼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남구의 한 고3수험생 학부모는 “학원에서는 괜찮으니 수업을 진행한다는데 교육청에서는 학원에 보내지 말라고 한다”면서 “학원과 교육청의 상반된 입장으로 모든 결정을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떠넘기는 것처럼 느껴져 결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부산에서는 코로나19 감염 강사로부터 수업을 받던 여고생이 감염됐던 부산 부산진구 A학원의 또 다른 교습생인 고교생이 코로나19 확진자(부산 83번)로 판정받아 이곳 학원 한곳에서만 강사와 원장 학생 두명, 총 4명이 감염됐다.

또한 이들 학생이 다니는 또다른 학원에서는 300여명의 학생과 강사들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부산교육청은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자로 이뤄진 학원을 대상으로 강제 휴원을 실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학원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뤄진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자구책으로 학부모들에게 학원을 보내지 말라는 협조 문자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부산지역 학원의 휴원 동참을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5개 교육지원청과 함께 학원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와 보건당국도 학원을 매개로한 집단감영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300여명의 학생들을 자가격리 하고, 증상 유무를 매일 두차례씩 확인해 증상을 호소할 경우, 즉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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