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 즉위 임박설…국왕은 ‘건재’ 확인
뉴스종합| 2020-03-09 10:24
왕실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국왕 즉위 임박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사우디 왕실은 건강 악화설이 나돌았던 살만 국왕이 평소대로 정무를 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일각의 추측을 차단하고 나섰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경쟁자로 알려진 친족을 반역혐의로 체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함마드 왕세자의 국왕 즉위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 왕실은 살만 현 국왕이 평소와 같이 정무를 보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면서 거세지고 있는 ‘국왕 교체설’을 차단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는 빈 나예프 전 왕세자와 그의 남동생인 나와프 빈 나예프 왕자, 그리고 살만 국왕의 남동생인 아흐메드 빈 압둘아지즈 왕자 등 3명이 체포됐으며, 이를 통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왕실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 왕실을 겨냥한 쿠데타를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관계자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아닌 살만 왕이 직접 이들에 대한 체포 영상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포 당한 3명 모두 과거 유력한 왕위 계승자로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있다는 점에서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왕세자 혹은 무함마드 왕세자를 왕위에 앉히기 위한 국왕의 지시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살만 국왕의 건강이 상당히 악화됐으며, 서서히 왕위 계승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년 여 전 왕위 계승 1순위였던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자는 왕세자 지위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왕위 계승을 포기했고, 살만 국왕의 유일한 동복동생인 아흐메드 왕자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대안으로 차기 국왕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 사우디 출신의 반정부 언론인인 자말 아흐마드 카슈끄지에 대한 살해 사건의 배후가 무함마드 왕세자라는 기관의 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 사우디 내부에서조차 차기 국왕으로 현 왕실 실권자 대신 왕세자의 측근이자 왕실 고위관계자들을 주목하는 여론이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왕위 계승이 임박했다는 추측은 왕세자가 평소 대중 앞에서 입는 의복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거세졌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한 소식통을 인용, “이는 곧 왕세자가 (왕위를 잇는다는)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 왕실은 이날 대사들을 접견하고, 서신을 읽고 있는 ‘정정한’ 살만 국왕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건강 악화설’과 ‘왕위 계승 임박설’을 차단하고 나섰다. 가디언은 “왕실은 이 사진을 통해 통치자의 변화를 예고하는 세간의 추측을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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